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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문학상 공모 수상작 = 권우상 명작 단편소설 = 아라홍련의 전설 <제1회>

 

 

 

 

 

문학상 공모 수상작 / 권우상(權禹相) 명작 단편소설 = 아라홍련의 전설 (제1회)

 

 

 

                              아라홍련의 전설

 

 

아라가야 가실왕(嘉悉王) 때의 일이었다. 아랑(兒郞)의 아버지는 왕족이었으나 역모를 꾀했다는 모함을 받아 고구려 국경 근처에 유배 되어 살았다. 그러나 아랑의 아버지는 아랑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아라가야가 적의 침공을 받아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위해 싸우도록 하기 위해 무예를 익히도록 했다. 아랑도 아버지의 뜻에 따라 무예를 익히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랑은 수시로 말을 타고 사냥을 나가 무예를 익히곤 했다.

여름 어느 날이었다. 오늘도 아랑은 말을 타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에서 사냥을 하는데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바람이 불면서 장대같은 소낙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이거 큰일 났는데....”

아랑(兒郞)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오늘 사냥은 뜻밖에도 큰 수확이었다. 우연히 집채만한 호랑이를 만나 목숨을 건 사투끝에 잡고야 말았다. 지금 아랑이 등에 짊어진 것은 바로 그 호랑이의 가죽이었다. 이제 호랑이를 잡을만한 무예 솜씨를 갖추었다고 생각하자 아랑은 마음이 호뭇했다.

지난해 도항(도읍지)에 가끔 나타나 백성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호랑이를 잡은 후 호랑이 사냥에 재미가 붙은 아랑은 대견해 하면서 그때 호탕하게 웃는 가실왕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호랑이를 잡을만한 무예 솜씨라면 아라가야에서는 자신을 능가할만한 무예 실력을 갖춘 무사(武士)가 없을 것이라고 아랑은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한참 길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소낙비를 만난 것이었다.

오늘 사냥은 그동안 익힌 무예 솜씨를 한번 시험 보기 위해서였다. 이 무렵 가장 많이 쓰이는 무예 훈련 방법이 사냥이었다. 사냥이란 힘과 슬기를 함께 길러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섯 가야국의 장수들은 왕을 보필하고 나라를 지키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거나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할 때를 대비하여 검술이나 궁술, 창술 등 무예 훈련을 쌓아야 했던 것이다.

아라가야의 정세는 매우 불안한 상황이었다. 아라가야를 비롯하여 대가야, 소가야, 고령가야, 성산가야, 금관가야 등 여섯 가야국이 서로 맹주국으로 나설려는 세력다툼이 벌어져 있었고, 그 중에서는 김수로왕이 통치하는 금관가야의 세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언제 모든 가야국이 김수로왕의 손아귀에 들어갈지 몰라 각국의 장수들은 늘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아라가야로서는 금관가야를 제압하기에는 힘이 턱 없이 부족했다. 아랑은 이 점이 늘 마음에 걸렸다.

더구나 사회질서가 안정되지 못한 부족국가 시대에는 아무리 왕이 절대적인 권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힘이 없고 무예가 출중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쫓겨나기 마련이었다. 누구보다도 그런 사실을 잘 아는 아랑(兒郞)은 무예 실력을 쌓는데 더욱 열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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