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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1부 제8회

 

 

 

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1부 제8회

 

 

                                             다라국의 후예들

 

 

그러는 동안 미파공주 나이가 16살이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머리가 영특했던 미파공주는 자라면서 가끔 꿈을 통해 예언을 했는데 기가 막히게도 잘 맞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곤 했다. 미파공주는 얼굴도 예뻤고, 피부 살결도 뽀얗게 피어올라 매우 우아했고, 탁순국의 공주로서 손색이 없었기에 거타지왕과 왕비는 이제 미파공주를 시집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탁순국(卓淳國)의 개국공신 아들 중에서 부마(사위)를 고르고 있었다.

이때 미파공주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었다. 그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신분 차이 때문이었다. 미파공주의 옆에는 공주를 경호하는 효동이란 무사 청년이 있었다. 효동은 나라의 무술 시합에서 우승하여 궁중에 들어와 왕의 호위무사를 맡고 있던 사람이었던 만큼 무술이 뛰어났다. 나이는 미파공주보다 4살 많은 스무살이었다. 거타지왕은 공주도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효동에게 미파공주를 경호하면서 틈틈이 무술을 가르치라고 명령했고, 효동은 미파공주의 전속 경호원 겸 무술 스승이 되었다. 전속 경호원 겸 무술 스승이었던 만큼 그들은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항상 같이 행동했고, 미파공주가 가는 곳에는 항상 그림자처럼 효동(孝童)이 늘 따라 다녔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미파공주에게 검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활쏘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효동을 통해 배우는 미파공주의 무술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졌다. 미파공주가 심심할 때는 말상대도 하게 되었고, 때로는 장난도 치게 되어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어떤 때는 미파공주가 효동에게 고민을 틀어 놓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효동은 공주라는 신분이 상당히 많은 것을 절제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미파공주를 안쓰럽게 생각하기도 했다. 효동역시 마음속으로 미파공주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효동 역시 그러한 자기의 속마음을 겉으로 나타낼 수는 없었다. 효동은 미파공주가 매우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가깝게 지내는 것은 자칫 죽음을 부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스스로 마음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미파공주와 효동에게는 혼인을 할 수 없는 왕족과 평민이라는 신분차이의 장애물이 놓여 있었던 것이다.

어느 봄 날, 미파공주는 답답하다고 하면서 말을 타고 넓은 들판을 마음껏 달려보고 싶다고 하여 왕비의 허락을 받아 궁궐을 나왔다. 그 당시 탁순국의 왕녀들은 왕자와 똑 같이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므로 왕비도 허락했던 것이다. 미파공주와 효동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끝없는 바닷가를 한없이 마음껏 말을 타고 달렸다. 얼마를 달렸을까. 두 사람은 말을 세우고 각각 말고삐를 잡고 천천히 해변을 걸었다. 미파공주는 말을 할 듯 말 듯 하더니 결국 효동을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먹구름이 점점 많이 몰려오고 있어 효동은 미파공주에게 빨리 궁궐로 돌아가자고 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궁궐에 들어가 왕이나 왕비에게 꾸중을 들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효동은 미파공주를 간신히 설득하여 궁궐로 돌아가기 위해 오던 길을 되돌아 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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