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간 학살의 증오심은 비인간화된 감정이다
권우상
사주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극작가
사람이 상대방을 비인간적으로 바라보는 근본 원인은 증오심 때문이다. 이 증오심이 전쟁이나 정치적 보복으로 인간을 학살하는 등 존귀한 생명을 사멸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살인이라는 행위를 ‘전쟁’이라고 부르기만 하면 수 많은 사람이 죽어도 범죄가 아니게 된다.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Less Than Human : 인간 이하)’에서 전쟁은 인간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면서 몇가지 사례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제 눈 앞에는 벌거벗은 재소자 두 명이 있었습니다. 한 명이 무릎을 꿇은 채 입을 벌리고 있으며 다른 한 명이 거기다 대고 자위를 하고 있었죠. 그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레데릭 하사가 저를 향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 짐승놈들은 잠깐만 내버려둬도 이런다니까’ 이것은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벌어진 일에 관한 메슈 월슨(matthew wilson)의 증언을 데이비드 씨가 자신의 저서(Less Than Human)에 기록한 것이다.
또한 비인간적인 보도 제목의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는데(P45 인용)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은 이따금 사냥 활동으로 묘사한다. “영국군이 도시 바스라를 에워싸자 이라크군이 혼비백산 달아나다”. “테러 사냥꾼이 25명의 테러리스트를 덫으로 포획하라.” “빈 라덴을 향한 포위망이 정점 좁혀지다.” “적국 기지는 짐승이 기거하는 것처럼 둥지가 그려진다”. “오사마를 숨길 굴을 포기한 파키스탄군” “팔루자에 있는 테러리스트들의 보금자리에 공격이 개시되다.” “사냥감은 그 둥지에서 몰아내야 한다”. “어떤 공격으로 빈 라덴을 굴밖으로 끌어 낼 것인가?” “일단 덫을 놓아야 한다.” “텔레반 우두머리 덫으로 포획할 가능성이 열리다.” 전쟁이 있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늘 이러한 비인간화된 단어는 19세기 초반에 영어로 등장했다고 한다.
비인간화를 당하는 여성들은 인간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주체성을 가진 인간이라기 보다는 성적 쾌락을 위한 도구로 취급받는다는 것은 어느 지역의 전쟁에서나 늘 있는 일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도, 지금 우~러전쟁에서도 러시아군이 우크라니아 여성을 성폭행 했다는 보도는 러시아군의 비인간화된 행동에 전 세계인이 분노하고 있다. 비록 전쟁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여성에 대한 성범죄는 여성을 비인간화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나온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원전 7세기 세모니데스(시인으로 아모르고스 식민지 건설을 이끌었기 때문에 흔히 ‘아모르고스의 세모니데스’로 불린다)는 자신의 시(詩)에서 여성을 인간 이하의 생물로 묘사한다. 이 시에서 여성은 열가지 범주로 나뉘는데 각각의 범주는 서로 동물을 나타낸다. 세모니데스는 여성을 이렇게 표현한다. (P57 인용) -태초에 신께서 여성의 정신을 따로 구분해 만드셨다. 한 부류의 여성은 털이 긴 암돼지를 본떠 만드셨다. 그런 여자의 집에는 모든 것이 진흙이 묻는 채 바닥 위를 어지럽게 굴러 다닌다. 여자 또한 몸을 씻지 않으며 살만 뒤죽뒤죽 찐 채 똥무더기 옆에 앉아 있다. 또 어떤 부류의 여성은 모든 것을 듣고 모든 것을 알기는 바라는 악랄한 암개를 본떠 만드셨다.(‘인간 이하’에서 인용) -
오늘날 21세기의 독자에게는 말 장난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세모니데스의 생각은 달랐다고 한다. 즉 세모니데스는 특정한 부류의 여성이 정말로 나왔다고 믿었다고 한다. 아마도 매춘녀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오늘날에도 노인 폄하 발언이나 여성을 비하하거나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노인이나 여성을 나와 동일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열등한 비인간화로 바라보는 시각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전쟁을 일으켜 인간을 학살하거나 정치적 보복으로 인간을 탄압하는 것도 비인간화로 인한 증오심 때문이다. 누구든 인간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피부든 외모든 어떤 특이한 모습을 드러내는 혹은 어떤 능력이나 부위나 특성을 타고 났든 결국 최초의 한 인간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세월의 나이테를 그으며 죽음을 맞게 된다. 따라서 타인을 비인간화로 보거나 범죄자 등 생각과 행동이 보편적인 수준을 넘어 특이한 기질인 사람은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보면 인간의 종에서 오랜 세월동안 변종이 거듭 변이되어 잡종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갈수록 다양한 잡종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범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