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학교 담장 너머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오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 교실의 풍경은 시리고 투명한 유리 같은 두려움이 지배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머물러야 할 자리는 ‘통화 녹음 어플’과 ‘법률 대리인’의 서류 뭉치가 대신하고, 교사는 스승이라는 이름 대신 ‘민원 처리반’ 혹은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한 채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1. 팽팽한 긴장 속에 박제된 교실 지금의 학교는 거대한 ‘폐쇄회로 카메라(CCTV)’와 같다. 극심한 경쟁과 불평등은 서로를 향한 불신을 낳았고, 모든 눈은 감시자가 되었다. 예민한 아이에게 보낸 눈길 한 번이 ‘아동학대’ 신고로 돌아오고, 수업 방해를 막으려는 훈육이 ‘정서적 학대’라는 이름의 고소장으로 변모한다. 한 교사는 학부모로부터 수개월 동안 1,500건에 달하는 연락과 “콩밥을 먹이겠다”는 폭언에 시달리다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유능했던 한 교육자의 삶이 무너지는 동안 학교 시스템은 침묵했고, 동료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무기력 속에 피눈물을 삼켰다. 교사 6명 중 1명이 우울증을 앓고, 매일 아침 눈을 뜨지 않기를 바란다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