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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섹스를 보는 칸트의 견해

 

 

 

 

 

 

 

칼럼

 

 

 

                섹스를 보는 칸트의 견해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칸트의 정치철학은 세계 주요 대학에서 강의 하는데 학생들에게 정의를 다룬 뛰어난 철학서로 학생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과목이다. 미국대학 강의에서는 인기과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특히 마이클 샌털<정의(justice)> 강의는 하버드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칸트의 도덕 철학을 탐구하는 방법 하나는 그가 몇 가지 구체적 질문에 도덕철학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살려 보는 것이다. 그가 섹스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살펴보자. 철학자 자신의 이론을 항상 다른 누구보다 정확하게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칸트가 자신의 철학을 적용한 사례는 그 자체로도 흥미로울 뿐 아니라 그의 철학 전반을 살려보는 좋은 자료가 된다. 자유로운 섹스에 반대하는 간트의 견해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이다. 그는 부부사이의 섹스를 제외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성적 행위에 반대한다. 섹스에 관한 칸트의 견해가 모두 그의 도덕 철학에서 나왔는가 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견해가 반영하는 근본 사고방식이다.

 

 

 

즉 우리는 자신을 소유할 수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도 없다. 서로 동의한 경우라도 자유로운 섹스(혼외정사)에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두 사람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둘을 대상화 하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유로운 상관계를 거부할 근거는 그것이 오로지 성욕을 충족시킬뿐 상대의 인간성을 존중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끌리는 이유는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인간이라는 사실은 남자의 관심 밖이다. 단지 여자라는 성별만이 남자의 관심 대상이고 남자가 느끼는 욕구의 대상이다. 비록 자유로운 섹스가 두 사람에게 만족을 준다 해도 두 사람은 상대의 인간성을 욕보인다. 이들은 인간성을 욕정과 끌림을 충족한 도구로 이용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매춘이 도덕적인가 비도덕인가 하는 문제에 눈을 돌리기 위해 칸트는 어떤 조건에서 우리의 능력을 이용하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질문을 던진다.

 

 

 

이 경우에도 그의 답은 타인이나 우리 자신을 단순히 물건처럼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자유지상주의의 자기 소유 개념과는 정반대로 칸트는 우리는 자신을 소유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에게는 사람을 단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 보니 우리 몸과 우리 자신을 다루는 방식이 제한된다. ‘인간은 자신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재산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늘날 성도덕 논쟁에서 자율권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개인은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칸트가 말하는 자율권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칸트가 생각하는 자율은 얼핏보면 모순 같지만 우리가 자신을 다루는 방식에 일정한 제한을 가한다. 자율적이라는 것은 내가 나에게 부여한 법칙, 곧 정언명령에 지배된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은 단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존중하라고 한다. 따라서 칸트에게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자신을 존중하고,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 몸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자기 장기도 마음대로 매매할 수 있어야 한다. 칸트 시대에도 콩팥시장은 성행하지 않았지만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치아를 사서 자기 잇몸에 심는 치아이식(Trans Planting of teeth)이 있었다고 한다. 칸트는 이를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았다 누구도 자기 팔다리를 심지어는 치아 하나라도 팔 자격이 없다. 이는 자신을 대상으로 단순한 수단으로 이익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행위다이 말은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도 공감 할 것이다. 칸트는 매춘도 똑 같은 이유로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춘과 자유로운 성관계에 반대하는 칸트는 오로지 부부끼리의 성관계만이 인간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것은 규제 받지 않는 합의의 윤리,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을 존중하는 윤리다. 섹스는 이러한 윤리의 바탕에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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