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소수의 조직이 펼치는 승부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목표에 도전하는 과감성과 용기, 현실 극복을 위한 불굴의 의지, 신분 상승 욕구, 인적 채널의 중시 성향, 그리고 강한 독립성은 벤치기업가 정신에 적합합니다.
여기에다 우수한 인적 자원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높은 교육수준은 벤처기업가 정신에 한층 더 열정을 불어 넣을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은 일당 백의 능력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개척하는 과정이기에 인적자원의 질은 바로 성공과 직결됩니다.
하지만 한국은 재벌 중심의 중후장대형 정치 산업 구조가 벤처기업의 허리를 꺾는 용수철이 되어 있어 새로운 산업구조 조정과 경제질서 개편이 없이는 벤기처업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환경으로 볼 때 벤처기업이 넘어야 할 고산준령이 적지 않습니다.
20대가 주축이 된 신세대 문화는 벤처문화와 흡사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점과 벤처기업을 마치 무슨 훈장이나 수식어쯤으로 활용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도 저는 문제로 지적하고 싶습니다.
벤처기업 육성은 법제도만 몇 개 뜯어 고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벤처기업도 부도가 날 수 있고 사회적 요구에 못미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벤처기업 이전에 상법상의 회사이며 인간조직인 것입니다.
지난날 한보철강에 대출된 돈 가운데 1조원만 떼어서 1,000개의 벤처기업에 10억씩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이 중 절반이 망하고 나머지 500개의 벤처기업이 글로벌 라운드에서 활약하고 있다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은 다른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입니다.
회사마다 평균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면 약 5조원의 가치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실로 엄청납니다. 우리가 벤처기업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그렇지만 벤처기업도 남이 하는 것, 남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남이 못하는 것, 남이 할 수 없는 것, 남이 안하는 것이 내 것입니다.
그런데 벤처기업가는 한 가지 지켜야 할 불문율이 있습니다. 친인척은 절대로 고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벤처기업에서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지난날 저는 부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강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인적 구성을 보면 대다수가 친인척으로 마치 친인척 집합소를 연상케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 사장에서 친인척을 지적하면서 회사의 장래가 우려 된다고 하자 사장은 그건 자신이 판단할 일이니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후 이 회사는 창업한지 10년이 되자 문을 닫았습니다. 그 때 사장은 저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평생의 한이 된다면서 통곡을 했지만 이미 재기 불능 상태가 되어 빈털털이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어떤 조직이나 원칙이 없으면 그 조직은 언젠가는 무너지게 됩니다. 친인척을 고용하면 절대로 원칙이 지켜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기술인력 확보가 어려움을 겪고 것이 현실입니다. 벤처기업은 직원들이 생산하는 제품, 예술의 목적이 직원들의 마음에 카타르시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 할 때 소비자에게서 들려오는 음성이 직원들의 마음을 때립니다. 그것은 공허한 이야기가 아니고 솔선수범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경영은 거꾸로 해야지 남과 같이 해서는 남을 앞 설 수 없습니다. 또한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며, 회사는 직원의 행복추구와 능력개발을 위해 있으며, 연구비를 벌기 위해서 회사경영을 하고, 연구원의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재미로 알고 연구비를 댑니다. 연구개발에는 원가 개념이 없습니다. 실패도 자산입니다. 사장은 기술대학교 총장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신념과 철학이 없으면 벤처기업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벤처기업의 첫 번째 특징은 틈새시장의 공략입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다루지 않는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좁은 시장을 목표시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것 저것 많은 것을 넘보지 말고 자신 있다고 판단되는 한 분야만 선정하여 노력과 열정을 쏟아 집중시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즉 한 두가지 첨단제품을 가지고 승부를 겨뤄야 합니다. 그러면 어느 분야의 아이템을 선정해야 할까요? 틈새시장이 있는 곳이면 분야를 가릴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술의 변화가 빠른 분야가 유리합니다.
그것은 첫째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틈새시장이 많이 있을 수 있으며 기술진보가 빨라서 일단 내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지속적인 노력으로 기술을 선도할 수 있어 경쟁사를 따돌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벤처기업 스타들은 거의 모두가 첨단기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