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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정치의 참뜻을 모르는 정치인은?

 

 

 

 

 

칼럼

 

 

              정치의 참뜻을 모르는 정치인은?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의 참뜻(진의 : 眞意)을 알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특히 총선에 출마하는 일부 후보들의 근거없이 쏟아내는 발언과 그들의 행적을 보면 분노마져 치민다. 정치인은 권력에 취하면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된다. 정치의 본질을 언급할려면 고대 그리스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치의 기원과 사상적 발전 및 정치 관행들과 정치가들의 행위를 봐야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정치(politics)는 가계. 집안(oikos)과 구분하여,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사람들이 공적인 영역에서 하는 행위로 보았는데 그 당시 그리스인들은 경제 영역을 해결한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했기 때문에 개인이 먹고 사는 문제보다 공동체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 여기서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 참여하여 본인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법을 제정했는데 이것이 민주정치의 출발이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환언하면 공적 영역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토론과 의사 결정을 통해 규칙과 규범을 제정해가는 것을 정치란 설명이다.

 

중국 대륙에 ‘오패국(五覇國)’이라고 일컫는 진(晉)∼제(齊)∼송(宋)∼진(秦)∼초(楚)의 5대 강국을 비롯하여 오(吳)∼월(越)∼노(魯)∼당(唐)∼채(菜)∼정(鄭)∼조(曺)∼조(趙)∼위(衛)∼진(陣)∼한(韓)∼위(魏) 등 17개의 대소 국가들이 난립해 있었다. 원래는 주(周)나라의 제후국이었지만 종주국인 주나라가 쇠퇴해지며 제후국들은 각자 종주국의 예속에서 벗어나 자립의 깃발을 들고 일어섰던 것이다. 17개의 국가가 난립하다 보니 그들 사이에 세력 확대를 위한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따라서 군소 국가들은 자존자립을 위해 강대국을 주축으로 집단동맹체를 형성하게 되었는데, ‘오패국’이란 다섯 개의 동맹체의 맹주국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그러하듯이 국가와 국가간의 동맹관계란 반드시 절대 불변한 것이 아니라 오늘의 동맹국이 내일에는 적국이 될 수도 있고. 어제의 적국이 오늘에는 동맹국이 될 수도 있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국가간의 동맹관계란 오로지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은 고대국가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국가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 춘추시대에는 중국이란 하나의 땅 덩어리 안에서 17개의 나라가 북적거리고 있었으며, 동맹관계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은 계속 반복되었고, 거기에 따라 국가와 국가간의 분쟁은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다.

 

전쟁도 정치의 일부분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타국의 침략을 받았을 때 전쟁도 할 줄(병법) 알아야 한다. 전쟁은 어떤 목적을 달성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전쟁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여러 나라가 서로 간에 난마(亂麻)처럼 얼켜서 돌아가다 보면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본의 아니게 남의 전쟁에 개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전쟁이란 많은 인명과 재물을 손실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따라서 민생은 도탄에 빠져 버리게 된다. 백성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해 치루는 전쟁이 결과적으로는 평화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백성들을 빈곤과 고통의 늪으로 몰아넣게 된다. 그것은 전쟁 자체가 안고 있는 커다란 모순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모순을 지적한 사람은 바로 공자다. 공자의 사상은 철두철미한 평화주의자다.

 

그는 전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치란 본디 세상을 바르게 다스려 나가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정치만 잘 해 나간다면 전쟁이 일어날 리 만무하다. 왜냐하면 각국 군주들이 덕치만 베풀어 나가면 싸움을 하지 않고도 제 각기 얼마든지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군주가 올바른 정치를 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나라를 강압적으로 빼앗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즉 전쟁은 순전히 패자(霸者)의 탐욕에서 나온 악랄한 폭행일 뿐이다.

 

헤엄을 잘 치는 자는 자만(自慢)하면 물에 빠져 죽게 되고, 나무에 잘 오르는 자는 자만하면 나무에서 떨어져 죽게 되듯이 전쟁을 자만(自慢)하는 자는 전쟁으로 나라를 패망하게 만든다. 폭력은 폭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 까닭에 모든 일을 전쟁으로 해결하려면 전쟁은 끓없이 반복될 것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국가 통치자와 정치인은 덕치(德治)와 법치로써 백성들을 편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스려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정치인이 되면 그렇게 할지 궁금하다.

 

공자가 말하는 법질서란 법률만 말한 것은 아니라 삼강오륜(三綱五倫)이나 인의예지(仁義禮智)도 넓은 의미로 법질서에 속한다. 공자가 법을 숭상하는 기본 목적은 처벌에 있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선도에 있었던 것이다. 공자의 말이 아니라도 군주는 백성들을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이며, 백성 위에 군림해서는 안된다. 정치의 진의(眞意)를 모르거나 알아도 잘못 알면 권력과 돈(재물)만 보이는 법이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모든 정치인은 헌법과 법률 그리고 보편적인 상식에 의하여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자세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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