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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현행 비례대표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칼럼

 

 

           현행 비례대표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우리나라 정치에서 국민들에게 별로 찬사를 받지 못하는 것은 비례대표제가 아닌가 싶다. 2년 전인가?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 마련에 실패하면서 한국은 국회의원 선거구가 없어진 채로 한 해를 넘겨야 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국민들을 전연 의식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독선적인 정치의식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그해 년말까지 최대, 최소 인구편차를 3:1에서 2:1로 조정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여,야 대표간 막판 협상도 공중으로 날아가면서 현행 선거구 획정은 법적 효력을 상실했고, 현역 의원들은 의원직은 유지하지만 대표할 지역이 사라지고, 정치 신인도 예비 후보 등록이 불가능해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대의민주주의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우려되는 이런 사태를 그때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민의식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지금도 구태 정치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 2024년 총선을 치루게 되었다. 하지만 각 정당은 여전히 비례대표를 차지하기 위해 위성정당 만들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원래 정치란 그런 것이란 것을 한발 양보한다 하더라도 지나치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너무 많은 국회의원 특권을 축소하라는 목소리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요지부동이다.

 

오랫동안 변화없이 뿌리 박힌 고정관념에 안주하여 선거제도에 따른 개인의 특권 이나 정당의 의석(議席) 득실 계산에만 몰입하면서 숫자에만 쟁탈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별로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다. 당시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 기준으로 우선 현행 의원정수 300명과 의석 비율을 유지토록 한다는 대전제를 세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개선해야 할 것은 비례대표제다. 비례대표제의 문제점은 정당이 멋대로 명부를 정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후보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은 정당에 투표를 하기 때문에 누가 후보인지 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각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의원들을 보면 거의 비례대표 출신이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의 문제를 고민하는 여성비례대표, 각자 속해 있는 직업군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직능대표가 존재한다. 이는 여성과 직업군에서의 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여진 결과이다. 내가 비례대표제 개선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력위조나 부동산투기, 재산허위신고, 자녀재산편법, 또는 형벌이나 전과 등 자격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국회에 입성하면 상대 정당에 대한 지나친 비방이나 반국가적인 언행 또는 국민 앞에 제왕으로 군림하고자 하는 등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한다.

 

한국은 민주화 이후 가장 빈번하게 개혁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것은 정치이다. 여기서 정치란 국회와 정당을 지칭한다.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개혁의 요구는 그 어느 때 보다 강열하다. 하지만 변함없이 제자리 걸음만 하는 국회에 대한 실망감과 정당, 특히 당내 파벌 갈등과 정부 투쟁 일변도로 나가는 야당의 분열에 대한 실망감이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행정부를 견제하고 여당과 함께 입법 기능을 수행해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거대 야당(더민주당)의 분열로 본래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후죽순처럼 새롭게 발돋음 하는 신인 후보들의 모습을 보면 국회 입성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모습은 그야말로 쟁탈전이다. 비례투표용지 길이가 무려 51.7cm이며 38개 정당이 253명의 비례후보를 냈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투표용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국회가 국민들에게 그다지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비리 포함)에도 상당 부분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한국보다 의회의 권한이 훨씬 막강한 미국 조차도 정당 내부의 권력 구조를 분산시키는 일련의 정치개혁을 통하여 의회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입법 기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 점에서 미국의 사례는 한국의 정치개혁을 위해 의미 있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정치개혁이 달성된 이유는 당시 미국을 휩쓸던 혁신주의 운동의 영향이었다. 부패 정치에 대한 고발과 비판으로 시작한 혁신주의 운동은 국민적인 지지를 대폭 얻었고, 의회 개혁뿐 아니라 독점 기업 타파, 여성 참정권 허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독선적인 정치의식을 보면 비례대표제는 맞지 않는다. 따라서 후보자의 학력, 경력, 전문지식, 부동산투기, 전과(범죄) 등 자격을 강화하는 등 비례대표 제도를 개선하여 21C의 글로벌 국민의식에 맞는 자유민주적 의회정치가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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