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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비인간화 현상이 왜 존속되고 있는가?

 

 

 

 

칼럼

 

 

       비인간화 현상이 왜 존속되고 있는가?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오늘날 세계는 문명화된 시대란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문명화된 시대에 비인간화 현상이 왜 존속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인종간 혹은 민족간에 버리지 못하거나 버릴 수 없는 비인간화(Dehumanizing : 非人間化)-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NK ngulag’)가 있다. 함경남도 요덕, 단천과 함경북도 온성 등지에 있으며 수용소 존재를 부정하기 때문에 ‘조선인민경비대 ㅇㅇㅇㅇ군부대이다. 정확한 인원은 알 수 없지만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굶주림에 허덕이고 중노동에 시달리고 형기도 모르며 생명권, 개인의 존엄권 및 자유권, 생존권, 교육권, 결혼과 가정에 관한 권리 등 대부분의 권리가 침해되는 등 비인간으로 연명하고 있다. 특히 공개처형 현장에는 성인은 물론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되어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장면을 목격하도록 강요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니 비인간화된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비록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세계 도처에서는 독재자나 테러리스트로 인해 비인간인적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비인간화를 논하자면 ‘사람’과 ‘인간’의 개념을 달리해야 하지만 지면상 생략하고 비인간화된 사례와 그 이유만을 언급하겠다. 영국의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의 저서 ‘Less Than Human : 인간 이하’에 따르면 비인간화 개념의 형성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은 계몽주의 시대의 끝을 장식했다고 할 수 있는 임마누엘 칸드(사상가)였다.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오늘날 우리는 모두 인간이 같은 종(種)의 구성원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우리의 의식 깊이 뿌리 내리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어느 독재자가 전쟁을 일으켜 상대방을 죽일 수 있는 것은 그 역시 상대방과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무의식 차원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니아를 침공하여 수 많은 성인과 아동들을 살상하거나 학대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 충돌 역시 서로 적대시하는 비인간화로 인한 산물인 것이다. 환언하면 완성된 인간으로 보지 않고 어디엔가 모자라거나 아니면 벌레나 동물에 비유해서 보기 때문이다. 즉 인간을 인간만 못하는 존재 여기는 사고방식이 잔혹한 행동을 일으키며, 하위 인간은 인간을 ‘인간’이라는 범주로 묶는 도덕 체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러시아의 침략을 당한 우크라니아의 보복(반격)으로 인한 비인간화는 생존을 위한 정당방어이다. 즉 침략을 당한 피해국(우크라니아)의 전쟁 수행은 정당방위이며, 이는 가해국(러시아)의 비인간화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에 대한 책임은 가해국(러시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나치가 벌인 인종 청소 프로젝트의 희생양은 유대인이었다.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의 저서 ‘인간 이하’에서 나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 아돌프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은 활동 초기부터 유대인이 인류의 고귀한 품성과 활동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확신했고, 나치가 바라보는 종말이란 유대인이라는 사회기생충(병균을 옮기는 벼룩이자 이이자 박테리아)이 인류 문명을 좀 먹는 모습이었다. 1943년에 히틀러는 이렇게 선언했다. “오늘날 전 세계 유대민족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 곳곳의 민족과 나라를 썩어 문드러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박멸할 힘을 기르지 않으면 세계는 계속 병들것입니다.” 나치의 치명적인 역병에 대응하기 위해 죽음의 형무소를 만들고 형무소의 가스실은 해충을 제거하는 방역소를 본떴다. 그리고 독일군 뒤를 따라 동부 유럽 전역을 다니면서 인종 말살을 자행한 준군사 조직 아인자츠그루펜(Einsatzgruppen)을 파견했다. 때때로 나치는 상대를 해충으로 바라보는 대신 피에 굶주린 사악한 맹수로 바로보기도 했다. (P33 인용) 난징 대학살에 군인으로 참여한 아즈마사로(Azumashiro)는 자신이 여성들을 강간할 때는 그들은 인간이라 여겼을지 모르나 학살할 때만큼은 돼지쯤으로 여겼다고 진술했다.(P37 인용)-

 

이처럼 비인간화는 상대방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전쟁이나 독재자에 의해 대량 학살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비인간화 때문인데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성의 가장 모순적인 측면을 엿볼 수 있다. 문명화된 시대에 인간이 인간을 비인간화로 바라보는 것이 과연 올바른지 우리 모두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여성에 대한 성범죄 역시 여성의 비인간화(Dehumanizing Woman)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일부 국가의 독재자나 테러리스트에 의해 자행되는 비인간화는 전 세계 국민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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