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희 경북도청 정무실장이 그림 에세이를 담은 「행복한 라떼」를 발간했다. 삼영초등학교 4학년 9반 32번 이달희가 그린 세상과, 1962년생 이달희가 살고 있는 오늘이 담긴 그림에세이다.
「행복한 라떼」는 ‘꼰대 세대들의 나 때는 말이야’를 아예 드러냈다. 살아온 시간의 의미가 ‘뒷담화’로 전락할 만큼 가볍지 않다는 이달희식 표현이다. 할아버지 세대의 추억을 소환하여 아재패션을 즐겨 입고, 복영감과 두꺼비 소주에 열광하는 젊은이들과 갤러그 오락기와 롤러스케이트, 카세트 테이프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정겨운가. 그래서 이달희는 당당하게 이야기를 건넸다.
“얘들아 나 어릴 때는 말야...”
꿈을 그리고 키운 그녀의 크레파스 세상 속에서는 지금도 익숙한 북구 곳곳의 모습이 펼쳐진다. 초등학교를 다닌 이들이라면 한번쯤 겪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어른 이달희의 목소리로 도담도담 흘러나온다. 그림마다, 행간마다 공감할 수밖에 없는 그 시절 이야기에 저절로 “나 때는 말이지”, “그때는 그랬지”를 중얼거리게 되는 독자라면 이미 ‘꼰대’일 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떤가 우리가 함께 공감하는 그 시절엔 우리가 함께 꿈꾸던 행복도 같이 있으니 그 시절 그 이야기를 “행복한 라떼”라 부르기로 하자.
「행복한 라떼」는 이달희 정무실장이 1974년 삼영초등학교 일 년 동안 미술시간에 그린 “4학년 9반 32번 이달희 그림모음집”이다. 45년 만에 책으로 전시회를 하게 된 셈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세상을 보는 더 큰 마음를 기를 수 있었다는 이달희는 “70년대 북구 곳곳의 모습이 그림 속에서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그 시절의 모습을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실장은 또한 “대구 전체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동안 북구는 시간이 머무는 곳 같았다”라며 어린 시절 그림 속 그 모습에서 크게 달라진 것 없는 북구의 모습에 아쉬움을 비춘다. “산책을 할 때, 시장을 갈 때마다 익숙하고 정겨운 삶의 터전이지만 다음 세대들에게는 변화와 발전을 선물해야 하지 않겠나. 어릴적 희망이 가까운 내일이 되도록 해야 할 숙제가 많다”라고 속마음을 내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