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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농협유통, 합작․M&A가 대안

13%에 불과한 소매시장 역량이 적자누적 빌미 제공
유통자회사 합병, 선두기업과 인수․합병 등 대안모색 필요

선두 유통기업들과의 합작과 인수·합병을 통해서 침체의 수렁에 빠진 농협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농협 유통사업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올들어 실적이 더 나빠진 5개 유통 자회사 통합은 말만 무성할 뿐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산지 시장점유율은 해마다 조금씩 늘려가고 있지만 소비지 시장 점유율은 오랫동안 13%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매시장의 60%를 장악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통업계 빅3를 비롯한 몇몇 유통 대기업들에 헐 값에 후려치기를 당하는 통에 농협 유통사업은 악화일로에 놓여 있다.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사업과 축산경제사업 유통사업은 물론 지역농협의 산지 농산물유통센터(APC), 그리고 조합공동법인 유통사업에 이르기까지 적자의 골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현권 의원은 “금융과 행정·관리 중심의 인력 구조에서 탈피해 유통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유통사업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포화상태에 달한 유통산업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탄탄한 자본력을 발판으로 무엇보다 기존 선두기업들과 합작, 그리고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도 그럴것이 농협은 그동안 선두기업들과 제휴와 인수·합병을 통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해 왔다.

 

2003년 농협금융지주와 프랑스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는 NH아문디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농협금융은 2008년 730억원을 투입해 여신전문금융가 파이낸스타를 인수했다. 신경분리 이후 농협금융은 2014년 1조710억원을 들여 우리투자증권, 우리선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비바생명을 사들였다. 2018년 300억원을 투자해 부동산투자운용사인 NH농협리츠운용(주)를 설립했다.

 

이에 비해 농협중앙회는 1998년 3,000억원을 들여 남해화학을 인수했다. 그리고 신경분리이후 2014년 2,834억원을 들여 종자회사인 농우바이오를 사들였다. 농협금융이 국내외 굴지의 금융기업들과 제휴 또는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 온 것다는 대조적이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신경분리 이후에 닭고기 계열화기업 체리부로와 같은 알짜배기 기업 인수 기회를 여러차례 무산시키며 경제사업 투자에 있어 의사결정 장애를 보여 왔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선두기업과의 합작, 인수합병을 통해 농협경제가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농협 내부의 비효율성과 맞물려 중앙과 지방, 도매와 소매, 판매와 납품, 그리고 농업과 축산업을 가리지 않고 농협 유통사업 전 분야에 걸친 부실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구미을지역위원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나로유통의 매출액은 목표보다 1,081억원, 전년보다 671억원 줄어든 3조원으로 나타났다. 농협유통 매출액은 전년대비 404억원, 계획보다 473억원 못 미치는 6,458억원에 그쳤다. 충북유통 역시 전년보다 22억원, 계획보다 84억원 감소한 938억원어치를 팔았다. 부산경남유통은 올 6얼말까지 840억원의 매출을 올려서 전년보다 46억원, 계획보다 55억원을 덜 팔았다. 대전유통은 전년보다 1억원 많은 855억원어치을 판매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들 5개 유통 자회사들은 올 상반기에 전년보다 21억원 많은 수익을 거뒀지만, 목표이익보다 33억원이 모자라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유통 자회사 통합은 고비용구조를 극복하고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살아남기위해 오래전부터 모색됐지만 통합에 대한 논란만 유발했을 뿐, 실제론 진척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경영사정은 악화하고 있지만 임원들의 급여는 억대에 달해 임원들 자리 보전 때문에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지 않고서야 이미 지난 2016년 12월 연구용역결과 통합이후 5년간 누적 시너지 금액이 4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됐는데, 왜 여태까지 통합이 안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실제로 5개 유통자회사 통합으로 상품관리 체계를 개선하면 연간 19.8억원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지만 통합이 지연돼 이 마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농협의 유통자회사가 5개로 분리돼 있다 보니, 상품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재고금액대비 재고감모손실비율은 농협 하나로마트 6.4%, 홈플러스 3%, 이마트 1.4%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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