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경 구미시 H과장과 C계장, 경상북도, 금오공대 등 구미 관계자들이 청와대로 방문했다. "2004년 말 신평동 금오공대가 양호동으로 이전하고 난 뒤 금오공대 부지가 비어 있는데, 구미시가 연구단지를 조성하여 생산도시인 구미의 틀을 바꾸어야 하는데 기획재정부 국유재산과에서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남유진 시장이 몇 번을 찾아가고 정치권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국유재산과장이 관련 법 규정을 들어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소관 부처 행정관도 아닌데 고민이 깊어졌다. "그럼 제가 한번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28년 만에 처음으로, 어느 토요일 오후에 구미로 가게 되었다. 가보니 오랫동안 방치되어 억새풀이 1m가 넘는 등 잡초가 무성하고 건물은 녹슬어 대낮인데도 음산하고 무서웠다. 후일 현역 국회의원일 때 김익수 시의회 의장이, 당시에는 노루가 뛰어놀 정도로 황폐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날의 금오공대와의 만남은 운명 같은 날이었다. 정문에서 캠퍼스를 바라보며 미래를 상상했다. 금오공대 3만 평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건물은 리모델링하고 국책프로젝트를 통해 연구시설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ㄷ자 형태의 건물에 각종 연구시설을 채우고
2002년 구미를 떠난 지 20년 만에 과천청사로 찾아온 공무원 두 사람과의 만남은 인생에서 큰 변곡점이 되었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자부심, 전국 수재들이 모여서 공부했던 도량동 모교(현 구미고등학교 자리)에 대한 자긍심으로 구미에 대한 생각이 차츰 바뀌게 되었다. 가끔씩 두 사람으로부터 구미전자정보기술단지 추진이 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곤 했다. 그러다가 보직이 바뀌어 산업자원부 최초 기술직 인사계장과 3년간 프랑스 OECD 사무국 근무를 마치고 로봇팀장으로 복귀하여 근무하고 있었다. 2007년경 로봇팀장으로 국비 500억 원을 내걸고 17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로봇랜드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때쯤 2002년에 만났던 그 계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H과장으로 승진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로봇랜드 공모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하기에, 다른 시·도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경상북도는 로봇 인프라가 미약하니 괜히 고생만 할 것 같다고 귀띔해주었다. 결국 경상북도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탈락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2008년 1월부터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구미시 모
나는 상주에 산다. 지역에서 기자라는 이름도 달고 있다. 그런데 상주 도심 한복판에 높이 7~8m, 길이 약 3.8㎞의 흙둑을 쌓고 그 위로 철도를 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처음 알았다. 처음에는 내가 뉴스를 놓친 줄 알았다. 찾아보니 그렇지만도 않았다. 문경~상주~김천 철도는 총사업비 1조6천억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논란이 된 것은 상주 도심 통과 방식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땅 위에 기둥을 세우고 철도를 띄우는 것이 ‘교량’이라면, ‘토공’은 흙을 산처럼 쌓아 높은 둑을 만들고 그 위에 철길을 놓는 방식이다. 지금 상주에서는 도심 구간에 후자의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흙둑'이다. 7~8m면 사람 키보다 조금 높은 둔덕쯤이 아니다. 웬만한 건물 몇 층 높이에 이른다. 그것이 수백m도 아닌 수㎞에 걸쳐 도심을 지난다. 이 정도라면 철도에 관심 없는 시민에게도 설명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물론 아무도 몰래 추진한 사업은 아니다. 주민설명회도 열렸고, 도심 주민들을 중심으로 수천 명이 서명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상주시의회도 지난해 도심 구간 교량화를 요구하는 건의안을 의결했다. 상주시 역시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에
존경하는 애국동지 여러분! 국모 육영수 여사님의 제52주기를 맞아 삼가 깊은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52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여사님을 향한 국민의 존경과 그리움은 결코 희미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여사님의 사랑과 헌신은 더욱 깊은 울림으로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새겨지고 있습니다. 국모 육영수 여사님께서는 평생 낮은 곳을 바라보며 어려운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셨습니다. 가난과 절망 속에서도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 주셨고,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손길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셨습니다. 또한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는 대통령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묵묵히 헌신하시며 국민통합과 국가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여사님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정신은 오늘날에도 대한민국이 계승해야 할 소중한 정신적 자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경제와 사회, 안보와 공동체 곳곳에서 많은 어려움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여사님의 애국정신과 국민을 향한 사랑, 화합과 배려의 정신을 더욱 깊이 되새겨야 합니다. 국모 육영수 여사님을 기리는 것은 단순히 한 분을 추모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여사님의
2026년 통일환경은 최악입니다. 북측 김정은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통일분위기를 암장시키고, 분단장벽을 높게 높게 건축하고 있습니다. 우리정부 내의 일부 인사들은 현실주의를 내세우며 북측의 두 국가론 수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통일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최근 보고에서 2030세대가 “공존우선이 76.5%, 통일우선이 11.8%”라는 통계를 제시하며 북측입장이 우리사회 여론을 반영하고 있는듯한 오해를 만들고 있습니다. 북측 입장을 규탄하고, 우리정부 내 일부인사들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모두는 〈투코리아 Never, Only 원코리아 Yes〉라는 시대정신을 내외에 천명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분단시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TWO KOREA, 두 개 국가론을 주창하거나 동조하는 사람들은 패배주의적 현실주의자로 저는 생각합니다. 20세기 초반 일제강점기에 패배주의적 현실주의, 패배한 현실주의를 생생하게 목격해 왔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서 이완용을 비롯한 많은 지식인들이 그들입니다. 그들은 1930년대 일본이 욱일승천의 기세로 세계사의 중심으로 나가는 현실 속에서 현실주의의 이름으로 나라독
“주판알 튕기며 청춘 활짝! ··· 제5회 구미시 어르신 주산경기대회 성료.” “김천시 진학상담센터 개소식 행사 성황리 개최.” “달콤 쫀득한 겨울의 맛, 2025 상주곶감축제 성료.” “제74회 문경시민체육대회 및 문화제 성황리 개최.” 도시도 다르고 행사의 성격도 제각각이다. 주산경기대회와 개소식이 있는가 하면, 곶감축제와 시민체육대회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붙는 말은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성료! 성황리 개최! 성공적인 마무리! 지역행사 관련 보도자료와 기사 제목을 살펴보면 이런 표현이 없는 경우가 오히려 허전하게 느껴질 정도다. 행사는 그저 끝나는 법이 없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끝나야 비로소 공식 기록에도 마침표가 찍힌다. ‘성료’라는 말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무사히 끝났다는 것과 성공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행사는 막을 내리는 순간 끝나지만, 평가는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돼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왔는지, 참가자는 무엇에 만족했는지, 들인 예산만큼 무엇이 남았는지 살펴본 뒤에야 성공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 지역행사의 현실은 대개 그 반대다. 행사를 주최한 기관이 성과를 발표하고, 다시 그 기관이 성공까지 선언한다. 그 문
2026년 7월 30일, 호남 반도체 입지인 광주 군공항 부지 약 250만 평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을 받았다. 6월 29일 대국민 보고회에서 발표된 지 한 달 만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반도체 팹을 건설해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세계적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소부장 기업과 연구기관을 집적화하며, 주거·교육·문화·교통이 함께 성장하는 첨단산업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구미에 어떤 영향이 오느냐다. 2030년 초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한다면, 전공정 장비가 설치되는 2028년 초부터 구미의 후공정·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광주로 이전하거나 분산 배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완전한 이전이 아니더라도 핵심 인력과 설비가 광주로 빠져나가는 것만으로도 구미공단에는 치명적이다 양산 시제품이 출시되는 2029년 초부터 후공정 시험생산과 인증에 최소 1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보다 훨씬 이른 시점부터 움직일 수밖에 없다. 시간표는 이미 돌아가고 있다. 필자는 네 차례의 칼럼을 통해 호남 반도체의 거대한 물결(800조 원)에 동승하는 영호남 반도체 상생모델을 제안해 왔다. 그러나 정치권은
전·현직외교관 6000명 인적자료가 해킹되었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도대체 해킹을 막을 의무가 있는 정부기관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하는 생각이 우선 든다. 그리고 누가 무슨 목적으로 해킹을 했을까. 확실한 증거없이 직접 언급하기 어렵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북한의 해킹 전과기록을 토대로 짐작한다. 모든 범죄적 해킹을 막기는 힘들다. 우리 정부 기관에 대한 범죄적 해킹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금번 해킹 발표내용은 식별단계에서부터 대응 과정, 대응 내용까지 덤덤하다. 우리 사회의 반응도 무뎌진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는 해킹세력을 조기에 찾아내고, 가능하다면 응징해야 한다. 그 과정과 결과를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투명하게 발표해야 한다. 북한이 개입했다면 대북정책에, 다른 국가가 개입된 해킹증거가 있다면 해당 국가에 외교적 조치에 반영해야 한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 보면 안이하다. 6,000여명의 전·현직외교관 정보를 포함하여 10,000명의 중요인사 인적자료가 10개월여에 걸쳐 유출되었다. 10개월 동안 관련당국이 무엇을 했는지, 왜 늦장 대응했는지에 대해 납득할수 있는 설명을 못한다면, 직무유기라고 주장할 수 밖에 없다. 범죄적 해킹에 대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호남 반도체 결정은 상식적이지 않고, 경제 논리에도 맞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재벌 총수들과 함께 발표한 계획이니 원점에서 재검토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차제에 영호남이 반도체를 통해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연계와 협업을 통해 상생하는 길을 마련했으면 한다. 즉 호남은 반도체 팹을 하되, 구미에 반도체 후공정 단지, 이른바 ‘반도체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구미로 용인의 후공정 물량과 호남의 후공정 물량을 배정하고,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유치 및 집적화하면 지역별 반도체 역할론에 따른 협업적 상생모델이 완성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영남의 냉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산업통상부에 근무했던 경험으로 미뤄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는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을 것이다. 지난해 12월10일 대통령이 ‘K 반도체 비젼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서 그 지역에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던 것은 어쩌면 시발점이다. 이후 연초부터 용인클러스터의 전북 새만금 이전론을 거쳐 결국 현재 호남으로 큰 방향은 정해졌다. 그
오늘날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는 단순한 경제적 침체나 사회적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그 기저에는 헌법과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국가 권력이 정당한 절차와 헌법적 한계를 망각한 채 행사되어 온 구조적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의 존립 근거는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에 있으며, 모든 통치 행위는 엄격하게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과정 속에서 목도한 일련의 통치 행태는 민주주의의 외피를 두른 채 실질적 법치와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무단통치’의 양상을 띠며 국민에게 깊은 실망과 혼란을 안겨주었다. 법치주의의 본질은 권력자가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권력자 스스로가 헌법과 법률에 구속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사유화와 자의적 법 집행은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헌법의 정신을 망각한 권력 행사는 국가를 바른길로 인도할 수 없으며, 오히려 사회적 불신과 분열을 가중시킬 뿐이다. 나라를 다시 정상화하고 무너진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비정상적인 권력 구조와 불법적인 통치 관행을 철저히 청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