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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인간은 언제든지 배신한다

 

 

 

칼럼

 

 

                   인간은 언제든지 배신한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배신(背信, betrayal)이란 말은 법적이거나 도덕적 등 상호간의 신뢰관계를 통한 암묵적인 합의사항을 어기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국어사전에서는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림’의 뜻을 가진 단어이다. 여기에서 행동이 구체화되면 ‘반역’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한국사나 세계사를 보면 반역은 권력을 쟁탈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배신에는 개인간의 배신과 집단의 배신이 있다. 개인간의 배신은 나 자신이 손해나 피해를 본다고 생각되면 나타나게 되며, 집단배신은 어느 집단이 손해나 피해를 본다고 판단하면 발생하게 된다. 집단민원, 대규모시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 어느 지역에서 발생한 사례를 보자. 노인일자리에서 일하는 A씨는 종료시간 보다 조금 일찍 귀가하다가 잘 아는 B씨를 만났다. B씨가 물었다. “오늘은 왜 일찍 마쳤나?” A씨가 대답했다. “우리는 늘 일찍 마치는 걸” A씨는 평소 B씨와 친한 사이라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B씨는 곧바로 구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어떤 사정이 있어도 일분도 일찍 마칠수 없게 됐다. 혹여 A씨가 좀더 현명했더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몸이 갑자기 좋지 않아 나만 조퇴했어”. 이렇게 답변해도 B씨가 구청에 고발할지도 모르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이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옳다 나쁘다’를 말할 생각은 없다. 내가 궁금한 것은 언제부터 대한만국이 이처럼 투명한 사회가 되었느냐” 하는 점이다. 나도 가끔 거리에서 보면 청소(일자리)하는 노인들이 가로수 밑이 앉아 쉬는 것을 목격한다. 위의 A씨 사례를 여기에 적용한다는 얼마의 시간을 쉬어야 불법이 아닌지 궁금하다는 의문이 생긴다. 사실 나는 현행 노인일자리 제도를 반대한다. 하지만 노인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생산업체에서 개인능력(활동)에 맞도록 3~4시간 일하는 제도가 바람직하다. 어느 지역에선 4명이 한팀이 되어 청소를 하는데 한 사람이 건강이 좋지 않아 4명이 할 일을 3명이 한다고 한다. 개인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결과다. 위의 A씨 사례를 여기에 적용한다면 이 한 명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동료와 같은 임금을 받는다는 말이 된다. 이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이 나라가 과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이를 언급하는 것은 공정, 불공정이 아니라 인간은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나도 남을 도와주고 배신당한 일이 두어번 있었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도 인간은 배신하는 동물이라는 보고 있다. 옛날 속담에 “검은 머리털 난 짐승은 거두지 말라”고 했다. 사람은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뜻이 아닌가 싶다.

 

생각해 보면 사회가 발전해 갈수록 ‘배신감’이란 말은 더욱 많이 사용하는 어휘가 됐다. 셋방을 살다가 모처럼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를 갔는데 부실공사로 천정에서 누수가 생겨 느끼는 배신감, 인터넷 쇼핑으로 제품을 구매했는데 받아보니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제품에서 느끼는 배신감 등 일상생활에서 갖는 배신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결국 우리가 사회라고 하는 집단공동체를 이탈하지 않을려면 지나치게 남의 말을 믿는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 속임수가 날로 증가해 갈수록 우리는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으로 살아가야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 ~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인간이 끊임없는 자기극복을 통해 삶을 주도하는 존재라고 봤다.

 

그는 동물을 불쌍하게 여겼다. 동물들이 자신의 존재를 사고할 수 있는 지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캐나다의 동물행동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저스틴 그레그는 저서 ‘니체가 일각돌고래였다면’에서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한 ‘만물의 영장’이라는 편견을 깬다. 인간은 스스로의 지능을 ‘좋은 것’이라고 믿지만 오히려 수많은 비극을 탄생시켰고 말한다. “지능은 생물학적인 실체가 아니다. 인간이 지적으로나 행동적으로 예외적이라는 생각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인간과 동물이 비슷한 인지적 기술들을 갖고 있으며, 인과적 추론 능력 등 인간만의 추가적인 인지적 기술들은 자연선택 앞에서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본다. 탁월한 거짓말 능력으로 인한 대규모 사기와 선동,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도덕 규범으로 발생하는 차별과 혐오, 내일 일은 내일의 내가 해결할 것이라는 예지적 근시로 인한 기후위기, 죽음에 대해 빠져들어 다다르는 우울증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저스틴 그레그는 과학적 근거를 열거해가며 동물이 인간만큼 명료하진 않지만 시간 개념을 가졌다고 설명한다. 일본인은 외국인의 배신(裏切り)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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