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權禹相) 단편소설 – 몰운대 달빛 <제3회>
몰운대 달빛
다시 호명이 되자 청년 둘이 좌우로 대치했다. 두 청년은 목검을 쥔 두 청년은 날카롭고 매서운 눈초리로 상대를 노려보았다. 연신 목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곧바로 왼쪽 청년의 목검이 오른쪽 청년의 가슴에 닿자 승패가 결정됐다.
이런 방법으로 검투시합은 두 명씩 열 번을 거듭하여 설흔두 명이 탈락되었고, 열 명이 예선을 거쳐 올라 온 승자는 다시 두 명씩 실력을 겨누어 다섯 명의 패자가 선정되었다. 다섯 명 중에서 최고의 한 명을 뽑는 박노강과 노다사부로의 시합이다. 박노강이 먼저 공격했다. 그러나 노다사부로는 날카롭게 박노강의 목검을 쳐냈다. 괴로운 나머지 박노강은 도약했다. 노다사부로는 머리위로 목검을 휘둘었다. 그것이 박노강의 무릎을 일격했다. 박노강은 더 이상 일어설 수도 없었다. 강한 목검의 공격으로 무릎뼈가 부셔저 박노강은 백사장 위로 벌렁 떨어졌다. 격렬한 고통에 이빨은 깨물고 박노강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었다. 노다사부로의 완승이었다. 노다사부로는 검술 뿐만 아니라 궁술에서 명수였다. 선발된 다섯 명의 궁사 중에서도 노다사부로가 최고였다. 그의 궁술로 정운 장군이 노다사부로를 장군 호위무사인 부장(部將)으로 임명하는데 충분한 무술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노다사부로는 목표물을 보고 활시위에 팽팽하게 힘을 넣고 나서 숨을 잠시 멈추고 활 시위를 놓았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바람보다 빠르게 날아가 목표물 원형 한 가운데에 명중으로 꽂혔다. 다시 두 번째 화살을 날렸다. 역시 명중이었다. 와! 하는 군중들의 환호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듯 터져 나왔다. 노다사부로는 다시 세 발째 화살을 날렸다. 이번에도 명중이었다. 다시 와! 하는 군중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운 장군은 대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었다. 무사를 선발하는 이 행사에서 노다사부로를 포함하여 최종 여섯명이 발탁되었다. 이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정운 장군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이 행사에서 여섯명의 장군감을 얻은 것은 매우 기쁜 일이오. 지금 우리 조선은 당파 싸움으로 매우 어지러운 처지에 놓여 있소.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우리는 힘을 키워야 하고,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예가 출중한 군인이 절실하게 필요 하오. 앞에서도 말했듯이 지금 일본은 조선을 침략할려고 전쟁준비에 광분하고 있소. 그리니 우리 조선 백성들은 힘을 키우지 않으면 나라를 지킬 수가 없을 것이오. 이제 우리 조선 백성들은 모두가 힘을 모아 내 조국 조선을 지켜 나가야 할 줄로 아오!”
다음 날, 정운 장군은 노다사부로에게 말했다.
“너는 천하에 명검이고 명궁이다. 검도 그리고 활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제 나는 너와 함께 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너의 생각은 어떠냐?”
“쇼군(장군)께서 저를 버리시지 않으신다면 저도 장군과 함께 생사를 같이 하겠서무이다.”
“네가 나를 버리지 않으면 내가 너를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늘을 두고 맹세하마!”
“고맙서무이다.”
“이제 너는 일본 사람이 아니라 조선 사람이다. 그러니 이름도 조선 이름으로 고쳐야 할 것이 아니냐?”
“쇼군(장군)께서 지어 주시면 고맙겠서무이다.”
“나와 생사를 같이 한다고 했으니 내 양자로 받아들이고 싶다. 네 생각은 어떠냐?
“그렇게 하겠서무이다. 감사하무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