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가 심각해지자 막대한 로비자금을 퍼부어 회계감사 법인들,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감사원을 위시한 모든 감독기관의 요인들을 매수하고 심지어는 대통령 최측근들까지 매수 했다가 꼬리가 길어 덜미가 잡힌 ‘희대의 사기극’이자 국가의 기능이 정지될 만큼 ‘망국병’이었다. 여기에 돈을 맡겼던 전라도 실세들은 영업정지 처분이 내리기 직전 큰 돈은 다 빼갔고 시장에서 한푼 두푼 저축한 아줌마와 같은 정보없는 순진한 부산 서민들만 돈을 떼였다. 하루에 번 돈을 은행에 입금하고 나오며 통장 잔고를 쓰다듬으면서 희망을 키워오면 부산서민들만 망연자실 삶의 희망마저 포기했다. 그야말로 날벼락인 것이다. 서민들은 국가를 믿고 저축은행에 맡겼지만 아무리 많이 맡겼다 해도 내 줄 돈이 없다면 여기에 무슨 국가가 존재하겠는가? 이들이 도둑질 해가고 공중에 날린 돈이 무려 7조원이라고 하니 입이 딱 벌어질 노릇이다. 이들 광주1고 출신들이 만일 전라도 광주에 이런 저축은행을 차려놓고 이 정도의 큰 돈을 도둑질해 갔다면 아마도 극성스러운 광주사람들에 의해 뼈조차 추릴 수 없었을 것이다. 4조 5천억원이 넘는 불법대출과 2조 천억원 가량의 회계비리(분식회계 후 순위채권 발행 등) 7조원 규모의 부산저축은행 비리는 그 규모와 수법에서 사상 최대 - 사상최악의 부정 부패 사건이다. 부산저축은행의 전신은 1972년에 설립된 부산상호신용금고였다. 이 신용금고는 설치된지 10년만인 1982년 4월에 광주에서 날아온 박상규에 인수됐고 이름이 바뀌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박상구는 현재 부산저축은행의 명예회장이다. 그는 금고사업에 뛰어들기 이전까지 ‘삼양타이어’ 대주주였다. 금호그룹 창업주인 박인천의 장조카이며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박상구와는 사촌사이다. 금호그룹의 모태는 광주여객이다. 박상구는 광주여객 설립 당시부터 삼촌인 박인천과 함께 했다. 박상구는 1981년 갑자기 ‘삼양타이어’ 주식을 25억원에 모두 처분하여 부산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이때 처분한 ‘삼양타이어’가 지금의 금호타이어다. 그는 목포 상고 출신으로 김대중의 1년 후배다. 어느날 권노갑이 찾아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다’고 하자 이때 쓰라고 돈을 줬다고 알려졌다. 박상구가 인수한 부산저축은행은 80년대 후반까지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건설사와 어음을 거래하고 외국금융기관으로부터 자본을 유치하는 등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2004년 박상구는 자신의 지분 중 45%를 자녀들에게, 45%을 임직원에게 나눠준 뒤 경영 일선에서 떠났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순탄해 보인다. 문제는 박상구의 아들 박연호가 사업을 물려 받으면서부터 발생했다. 부동산 열풍이 한창이었을 때 박연호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집중 투자했다. 사업체로부터 들어오는 대출 제안을 심사해서 대출을 결정하고 사업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것까지는 금융기관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박연호는 이런 금융기관의 한계를 넘어서는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다. SPC(특수목적회사)를 120개나 만든 것이다. 금융기관이 직접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대리인을 내세워 원격경영을 하면서 천문학적 대출을 해주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SPC가 벌이는 사업은 대부분 개발사업이었고 개발사업을 따려면 권력에 로비를 해야 했다. 여기에서부터 정.관계 로비가 시작됐고 7조원이란 천문학적 비리가 형성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런 부패한 부산저축은행에 각종 공로 포상이 수여됐다고 한다.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각종 비리와 부실경영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부산저축은행이 노무현 정부 시절 건전경영 및 산업발전 공로 포상을 무더기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포상 수여 과정에서 공적조사나 심사서도 없이 상장을 수여했다고 한다. 지난 2006년 - 2007년 대통령과 국무총리. 지식경재경부장관으로부터 각종 포상 및 표창 상훈을 수여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의 대표였던 김양 부회장은 2006년 10월 한명숙 국무총리로부터 저축증대 활동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표창장을 받았다고 한다. 날아가는 까마귀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어디가 끝인지 비리의 뿌리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