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원인으로 <동의보감>은 <痰飮(담음)>을 꼽습니다. 담음은 몸에서 만들어진 찌꺼기로 우리 몸속의 수분이 부족해서 가래처럼 찐득한 상태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온몸에 퍼져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킵니다. 우리 몸속에서는 물이 잘 돌아야 건강이 유지되는데 담음이 혈관과 폐 등에 쌓이게 되면 물의 흐름이 나빠집니다. 그렇게 되면 물과 함께 돌던 氣(기)의 흐름이 약해져 몸이 무겁고, 여기저기서 부기가 생기고,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몸이 비만해집니다. 한의학은 몸이 예전과 다르게, 어딘가 무겁고 뻑적지근하면 담음 때문으로 봅니다. 양의학으로 말하자면, 혈관에 혈전이 쌓이고, 피 속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현상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자신의 몸에 담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첫 번째 증상은 단기간에 체중이 지나치게 많이 늘거나 줄어드는 것입니다. 또 남보다 밥을 적게 먹는데도 쉽게 살이 찌고, 눈 주위가 검고, 얼굴이 세수를 안한 것처럼 지저분하고 피부가 거칩니다. 비만이면서 눈밑이 검고 얼굴이 지저분한 여성이라면 담음을 없애 줘야 비만과 거친 피부가 동시에 좋아집니다. 아무리 피부미용을 해도 얼굴에 뭔가 돋아나는 여성들은 담음을 해결해야 합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에는 영양소가 없어서 물을 아무리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다르게 봅니다. 담음이 심한 사람이 물을 많이 먹게 되면 몸에 물기가 더 많아지고 담음이 더 많이 생성됩니다. 건강을 위해 의도적으로 물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일부러 물을 많이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몸이 시키는 대로, 먹고 싶은 만큼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몸은 머리가 모르는 이유를 알고 있다’는 말이 바로 이럴 때 적용됩니다. 담음을 없애려면 평소 은행, 생강차와 모과차, 매실 주스 등을 장복하면 좋습니다. 또한 엄지발가락 쪽에 뭉툭 튀어나온 곳의 뒷부분(太白穴)을 자주 문지르면 다소 도움이 됩니다. 담음을 없애는 한약은 사람들의 체질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까운 한의원의 도움을 받으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