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감기(感氣)’라는 말보다는 ‘감모(感冒)’라고 표현합니다. 근래에는 초기 감기 치료는 대체로 양방이나 약국에서 초기 처치를 하기 때문에 한방 병의원에는 조금은 진행된 또는 잘 낫지 않는 감기 증상으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의학 기본 이론 가운데 “정기(正氣, 몸의 바른 기운, 항병력)가 우리 몸 안에 있으면 사기(邪氣, 병을 일으키는 기운)가 침범하지 못한다”(正氣存內 邪不可干)는 말이 있습니다. 즉, 모든 질병에 마찬가지로 적용이 되겠지만, 감기 질환 역시 평소 몸의 정기를 바로 세우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의사들은 감기를 치료함에 있어서도 감기 기운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정기를 잘 보존하고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게 됩니다. 감기는 각종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것은 알려져 있고, 그로 인해 각종 감염 등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감기를 한방으로 치료한다고 하면, 서양의학을 하는 이들은 한방으로 무슨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의아해 합니다. 그러나 한의사들은 바이러스 치료에 목표를 두는 게 아니고, 인체 내 정기를 강화하여 사기를 물리치거나 풀어내는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감기 치료 방법이 꼭 감기 치료에만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니고, 유사한 질환이나 혹은 유사한 증상을 치료하는 기본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감기에 걸리면, 휴식이 중요하다고 모두들 말을 합니다. 그래야 정기를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감기 증상만 일단 낮춰놓는 약으로 증상만 감소시키면 정기의 회복은 가려지게 되어 감기 증상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몸이 쑤시는 몸살감기 증상이 오래 된다든지, 기침과 가래가 지속되면서 목구멍이 간질간질한 증상이 지속된다든지, 편도가 계속 부어있으면서 통증이 지속되거나 혹은 목이 잠겨 목소리가 쉰다든지, 또는 오랜 감기 후에 피로감이 많아지거나 하는 것은, 우리 몸의 정기가 약해진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 치료할 것이 아니고 몸의 정기를 바로 잡아주는 치료를 함께 하여야 합니다. 물론 초기 때부터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사기와 함께 정기 상태를 함께 관리하는 치료를 해 둔다면 우리 몸의 건강관리에 더욱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