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삼국시대 재미있는 짧은 야화 (4)
글 : 권우상
한 고을에 사람됨됨이가 어찌나 고약했던지 마흔이 넘도록 시집을 오겠다는 여자가 없어 홀로 사는 남자가 있었다. 잘 생겼던 못생겼던 시집 오려는 여자만 있으면 장가를 들려고 애를 썼지만 응하는 여자가 없었다. 하지만 남자는 언제나 만나는 사람에게 “여자의 말은 들을 바가 못되네!” 하고는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 남자를 한번 혼내 주려고 작심한 마을의 한 젊은이는 남자를 찾아가서 “저, 한 가지 물어 봐도 됩니까?” “물어 보시오” “여자의 말을 들어야 하오, 듣지 말아야 하오?” 남자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라는 듯이 대답했다.
“아, 이 사람아, 여자란 원래 사람축에 못드는 존재야, 그런즉 여자의 말은 절대 들을 바가 못되네!” “잘 알았수다.. 헌데 말이우.. 물어 보려고 했던 것은 다름 아니라 앞 마을에 사는 과부 한 사람이 당신한테 청혼을 해 달라구 부탁을 해 와서..” 젊은이는 이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갔다. 남자는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마흔이 넘도록 청혼을 받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남자는 밖으로 달려나가 젊은이를 막아 세우며 “이 사람 젊은이.. 그런데.. 여자의 말도 때로는 들어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