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쟁은 두 생물간의 힘의 충돌이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세계 전쟁사를 보면 제1차 세계대전은 유럽 열강들의 혁신적인 군함의 등장을 비롯한 전방적인 군사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식민지를 둘러싼 경쟁의식과 경제적 이권 다툼이 상충되면서 유럽 각국의 야망에 불을 붙인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도 어떤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전쟁은 ‘아돌프 히틀러’ 라는 단 한 사람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히틀러가 독일 최고의 권력자가 된 순간 전쟁은 반드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결과는 히틀러의 패망으로 2차 대전은 막을 내렸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전쟁에는 두 가지 양식이 있다. 소모전과 책략전이다. 소모전은 물량이 바닥나면 패한다. 게릴라전으로 적을 기습하라. 당신의 군대가 적과 대면하고 있고 그 적이 막강할 때는 적의 약한 부위를 골라 공격하라. 그 부위를 산산조각 내는데 성공한다면 거기는 내버려 두고 다음 부위를 공격하라.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가듯이 이런식으로 공격을 계속하라.”고 말한다.
전략론에서는 “전략은 언어(言)다. 전략은 통찰이다. 전략은 사회적인 창조물이다. 전략은 정의(正義)다. 전략은 현려(賢慮)하다.”라고 말한다. 러시아 푸틴의 우크라니아 침공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히틀러가 폴란드는 침공한 것과 같다. 그런데 전략면에서도 독일 히틀러와 푸틴이 일치하고 있다. 당시 히틀러는 독일의 군사력 수준이면 동,서유럽 어느 나라와 전쟁을 해도 승리한다고 장담했다. 러시아 푸틴도 러시아의 막강한 군사력이면 3개월이면 우크라니아를 항복시킨다고 생각했다. 3개월이면 작전을 종료 한다고 한 말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푸틴이 히틀러처럼 적군이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자 히틀러는 항복했다. 따라서 푸틴 역시 패망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노나가 이쿠지로’의 저서 ‘전략의 본질’에 따르면 전쟁을 첫 단계는 전략적 공세. 두 번째 단계는 전략적 대응, 세 번째 단계는 전략적 수세, 네 번째 단계는 절망적 항전으로 구분하고 있다. 태평양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시 일본은 처음에는 승기를 잡았다가 다음에는 적(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했다가 그 다음에는 수세에 몰려 항전하다가 패망했다. 우~러전쟁 역시 개전 초기에는 러시아가 승기를 잡았다. 이는 첫 단계인 전략적 공세에 해당된다. 하지만 지금 러시아는 공격은 하지 않고 우크라니아의 공격에 방어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절망적인 항전으로 이어질 것이며, 결국 러시아의 푸틴은 독일 히틀러의 전철을 밟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런데 러시아 국방장관의 발언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쇼이구 국방장관은 2024년까지 전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전쟁을 오래 끌면서 우크라니아에 전투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과 서방세계를 지치게 한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따라서 미국과 서방세계는 이런 러시아의 전략에 적절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전쟁론’에서는 ‘뛰어난 능력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독일 히틀러는 독일군의 뛰어난 능력을 과신하다가 패망했다.
푸틴도 역시 러시아군의 뛰어난 능력을 과신하면서 우크라니아를 침공했으니 패망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전략가 ‘클라우제비츠’의 ‘절대적 전쟁론’은 ‘적의 완전한 타도를 꿈꾸어 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전쟁은 살아 있는 것의 힘을 생명이 없는 물질에 가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절대적 수동과 같은 것은 전쟁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쟁은 항상 두 생물간의 힘의 충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적을 완전히 타도하지 않는 한 적이 나를 완전히 타도할 것을 두려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결하고 있는 한국의 국방 수뇌부도 이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리델 하트의 간접 전략에는 “예상치 못한 혀를 찔러라.”고 말한다. 한국이 북한보다 막강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을 때에 한반도 평화가 유지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