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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權禹相) 칼럼 = 기관사 없는 중국의 자기부상 열차

 

 

칼럼

 

 

기관사 없는 중국의 자기부상 열차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4년전의 일이다. 중국 상하이의 초현대식 역사에 유선형으로 생긴 세련된 열차가 서 있다. 승객들은 탑승하기 전부터 자신들이 색다른 선로 위를 달리게 될 것임을 직감하고 ‘하오하오(好好)’를 연발한다. 열차가 미끄러지듯 나아가며 역사를 빠져나가자 그러한 직감이 더욱 강해진다. 열차는 부드러우면서도 신속하게 속도를 높이며 어느새 시속 430킬로미터를 넘어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행되는 열차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린다. 그러더니 불과 8분 만에 30킬로미터 떨어진 푸동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 열차에는 매우 독특한 특징은 바퀴가 없다는 것이다. 상하이∼푸동 노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기 부상 열차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행되는 곳이다. 이 열차는 철제 바퀴가 아니라 전적으로 자기장에 의해 선로 위에 뜬다. 또한 기관사가 타지 않고 그 대신 열차의 정확한 위치를 계속 확인하여 중앙 통제소에 그 정보를 전송해 주는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중앙 통제소에서는 컴퓨터를 통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열차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이 열차와 궤도는 특수하기 때문에 건설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 열차는 달리는 동안 궤도 위에 살짝 떠 있다. 따라서 기술자들은 상하이의 약한 지반이 서서히 내려앉음에 따라 그에 맞춰 궤도를 조절하기 위해 특수 이음부를 설치해야 했다. 그에 더해 온도 변화에 따른 콘크리트 빔의 팽창이나 수축과 같은 변형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지만 자기 부상 열차에는 장점이 많다. 이를테면 모터나 바퀴로 인한 소음이 없으며 차체에서 해로운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선로와 장비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비용도 적게 든다. 여객 운송 수단으로서의 에너지 효율은 자동차의 세 배 그리고 비행기의 다섯 배에 달한다. 사실 열차를 선로 위에 띄우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는 열차의 에어컨이 소비하는 에너지보다도 적다. 또한 경사진 곳을 오르거나 커브를 도는 능력도 일반 열차보다 낫기 때문에 그만큼 자연을 덜 훼손하게 된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기 부상 선로가 지금보다 더 많이 건설되지 않는 이유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자기 부상 노선은 중국에 있는 기존 철도망과 연결해서 사용할 수도 없다. 상하이의 자기 부상 열차는 그 가운데 독일의 기술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12월에는 일본에서 개발 중이던 자기 부상 열차가 시속 581킬로미터라는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상하이의 열차가 상업적으로 운행되는 유일한 자기 부상 열차다. 푸동을 떠나 상하이로 되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승객들은 각 객차에 있는 디지털 속도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속도계에 최고 속도가 나타나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열차를 처음 탄 사람들은 주변 경치들이 순식간에 뒤로 사라져 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기 부상 열차가 「날개 없는 비행기」라고 불리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자기 부상의 원리는 이렇다. 각 객차의 아래쪽 가장자리에 있는 전자석(Ⅰ) 즉 전류에 의해 조절되는 자석과 열차의 궤도 아래쪽에 있는 자석(Ⅱ)이 두 자석 사이의 간격이 1센티미될 정도로 열차를 떠오르게 한다. 다른 자석들(Ⅲ)은 열차가 수평을 유지하게 해 준다. 궤도에 있는 코일들(Ⅵ)은 자기장을 발생시켜 열차가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중앙 통제소에서는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열차가 지나가는 구간(Ⅴ)의 궤도에만 전기를 공급한다. 열차가 속도를 높이거나 경사진 곳을 올라갈 때는 더 많은 전기가 공급된다. 열차가 속도를 늦추거나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할 경우에는 궤도에 있는 코일의 자기장이 반대로 바뀐다. 자기부상 열차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기는 하지만 열차의 아래 부분(Ⅳ)이 궤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탈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안전벨트를 멜 것이 요구되지 않으며 열차가 정상 속도로 달리고 있을 때에도 승객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될 경우 열차에 탑재된 배터리에 의해 특수 브레이크가 작동하면 반대 자기장이 형성되어 열차의 속도가 시속 10킬로미터로 줄어들면서 열차가 선로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아 미끄러지면서 나아가다가 결국 멈추게 된다. 한국도 이런 프로젝트를 구상해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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