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동시 = 아버지의 고깃배
아버지의 고깃배
아버지가 날마다 타시던
손때 가득 묻은 고깃배가
구포 나룻터 한 구석에
그럼처럼 놓여 있습니다
날마다 바다에 나가서
거친 파도와 싸우시며
삶을 퍼담아 나르시던
아버지의 고깃배
지금은 먼 나라로 가신
아버지의 모습과 고단함이
고깃배에 담겨 있습니다
허리통증 앓으시는 몸을
뱃전에 기대시고
안개 자욱한 바다로 나가시어
바다와 함께 살아오신 아버지
억척스럽게 잡아 올린
갈치, 고등어, 전갱이, 문어
여기에 아버지 얼굴을 더욱
기쁘게 해 주는 도다리, 참돔까지
언니와 나를 학교에 보내시며
우리들을 멋지게 길러 내시던
아버지의 땀방울이 담긴 고깃배는
날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지나간 먼 날들의 뒤에 서서
오늘도 나를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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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 부산mbc 문예상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