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하 직원은 마음으로 다스려야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세계에서 한국 여성만큼 강인하고 자존심 강하게 사는 사람도 없다. 조선시대 남존여비, 여필종부가 성행하는 유교사회였지만 당시의 여성은 안주인으로써 당당한 권한과 지위를 향유하며 살았다. 남편은 부인에게 경어를 사용했고, 위엄을 갖춘 존재로 대접 받았다. 또한 어떤 경우에라도 몸가짐은 흐트러지지 않았고 인내와 예의를 배우는데 열정을 쏟았다.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의 건국을 주도했던 소서노와 신분을 뛰어넘어 바보 온달을 당대 제일의 장군으로 육성시킨 평강공주의 도량과 기백은 이 나라 여성의 대담함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도 여성들은 당당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CEO의 자리를 견지하고 있는 여성이 적지 않으며, 전문직업인으로 각계 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업인들 중에는 일 잘하는 여성의 특징을 살펴보면 항상 적극적인 면이 남다르다. 소극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회피하려고만 한다. 그러나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들은 무엇을 하든 일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한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든지 본질과 핵심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능력을 갖고 있다. 능력이라는 것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원래 우수한 두뇌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쇠처럼 녹이 슬고 무뎌진다. 그러나 다소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개발하면 누구보다 우수한 결과를 얻게 된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재패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화가 있다. 히데요시가 어느 지역의 성주로 있을 때, 그는 매 사냥에서 돌아오다 목이 말라 어느 사찰에 들어가 동자승에세 차를 부탁했다. 그는 동자승이 가져온 차를 마셨지만 갈증이 해소되지 않아 차를 한 잔 더 부탁해서 마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자승의 배려가 남달리 찻잔에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동자승은 처음 히데요시의 목이 마를 것을 예상해 미지근한 물로 우려 낸 차를 가져왔다. 그리고 두 번 째는 차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적당한 온도로 우려낸 차를 갖고 온 것이다.
스님으로 있기에는 아까운 인물이라고 생각한 히데요시는 동자승을 자신의 가신으로 삼았다. 그가 훗날 히데요시를 위해 충성을 다한 이시다 미츠나리다. 이때 그의 나이는 10세였다. 어린 나이에 그런 배려를 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범상치 않는 인물임이 틀림없다. 히데요시는 오다 노부나가의 말(馬)지기가 됐을 때, 아예 마굿간으로 거처를 옮겼다. 히데요시는 말들을 24시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말의 건강 상태와 성격, 특징에 대해 파악했다. 그리고 늘 새벽에 일어나서 노부나가는 히데요시가 탈 말을 골라 놓았다. 유난히 까탈스러운 노부나가는 히데요시가 골라 준 말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트집을 잡지 않았다. 히데요시는 말을 고르면서 날씨, 이동 장소 뿐만 아니라 노부나가의 마음까지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지기 일에서 신뢰를 얻은 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신발을 관리하는 측근 비서역을 맡았다.
그런데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노부나가가 신발을 신어 보면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히데요시가 전날밤 노부나가가 아침에 신을 신발을 품안에 안고 잔 후 갖다 놓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능적 심리를 꿰뚫어 보는데 있어 귀재라고 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상사를 대할 때 한 가지 원칙을 꼭 지켰다. 그것은 상사가 화를 낼 때는 이쪽에서 웃음을 짓고, 상사가 웃으면 이쪽에서 화를 내어 대답하는 것이다. “웃을 일이 아닙니다. 이번 일은 심각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라는 식이다. CEO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부하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유형과 ✦강압적으로 자기가 정한 목표에 맞춰 따라 오도록 강요하는 유형이다. 어떤 경우에는 강압적인 관리방법이 유용할 때도 있다. 그러나 부하 직원들을 CEO로서의 권위와 지시만으로 통솔하려고 해서는 절대로 유능한 CEO가 될 수 없다. 강압적으로 일을 시키면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차츰 부하직원의 마음은 CEO로부터 멀어지고 일에 대한 흥미나 의욕도 상실하게 된다. 똑 같은 일이라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과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하는 일은 성과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부하는 명령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다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