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동아시아 변방의 최빈국 농업국가에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선제적 산업화 덕분이었다. 국가 주도하에 계획적으로 산업정책을 수립하고 특성화 공고와 공대를 통해 기술 인력을 체계적으로 공급했다. 이들이 단기간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공은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돌아갔다. 오랫동안 각종 제도를 통해 고위직 공무원과 의사 등이 주류층을 이루었다. 최근에는 부모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의대·약대·법학전문대학원이 결정되는 새로운 신분 세습 제도가 생겨나고 있다. 본인의 능력보다 행운에 의해 평생의 지위가 결정되면서 계층이동의 다양성이 저해되고 사회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성장국가 시절에는 일정 부분 용인이 되었지만, 성숙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하나의 대한민국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국부 창출의 원천인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인식이란 바위에 새겨진 글자와 같아서 오해가 사실로 밝혀져도 믿지 않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행정, 언론, 교육 등 위로부터 아래로 지속적이고 대규모의 의식 대전환 운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광주 등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첨단 반도체 관련 산업생태계가 거의 없는 서남권에 반도체 생산거점을 신규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아직 조성중에 있지만, AI 메모리의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시기를 10년 이상 앞당기고, 서남권에 입지를 미리 확보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 용인에서 전력, 용수 등의 한계가 있고, 새로운 수요에 대비하여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왜 서남권에 신규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반도체는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고 시장의 적응성이 급속하게 변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기업은 미래 예측에 항상 신중하다. 선제적 투자도 중요하지만 과잉 투자도 위험하기 때문인 것. 실제, 지금은 HBM이 주력 품종이지만 언제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가 시장에 출시될지 모른다. 그래서 시장의 추이와 규모 그리고 기술개발 속도를 보면서 설비 능력을 확충한다. 그럼에도 정부의 설명대로 신규 생산거점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 서남권보다는 구미 거점의 경북이 최적지
“여기 주취자가 누워 자고 있어요.” “요리하다가 손이 좀 베였는데, 구급차 좀 보내주세요.” 119구급대원으로 근무하며 여러 번 출동했던 구급활동 중 하나다. 현장에 도착해 보면 병원 외래 진료 예약이 되어있다며 구급차를 택시처럼 이용하려는 경우나, 가벼운 찰과상, 만성 질환 등으로 구급차를 요청하는 비응급 환자인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아프고 불편한 마음에 119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가 가벼운 증상으로 구급차를 붙잡아 두고 있는 바로 그 순간, 인근의 또 다른 골목에서는 심정지나 대형 교통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진짜 ‘응급 환자’가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관할 구역의 구급차가 비응급 출동으로 공백 상태가 되면, 멀리 떨어진 다른 센터에서 구급차가 와야 하므로, 출동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내 가족, 내 이웃의 ‘골든타임’을 무너뜨리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현행법상 비응급 환자의 이송을 거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련되어 있지만, 현장에서 대원들이 이를 칼같이 거절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성숙한 시민 의식이 답이다. 스스로 걸어서 병원에 갈 수 있는 상태라면 구급차 대신 대중교통
김득환 前 경북도의원은 6윌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공단 1,000원 분양' 공약과 관련해 "말은 쉽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가능한 재원 마련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김 前 도의원은 "공단을 1,000원에 분양하겠다는 구상이 수천억 원의 재원이 필요한 사업이라면, 국비인지 시비인지, 민간투자인지부터 시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실행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 없이 숫자만 제시하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공하면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실패하면 정치 탓이나 정부 탓으로 돌리는 방식으로는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구미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책임 있는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1,000원'이라는 상징적인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그에 따른 책임"이라며 "공약은 제시하는 것보다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글은 김장호 구미시장의 '공단 1,000원 분양' 공약 실현 가능성과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무너진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진영 논리를 넘어, 헌법과 법치주의라는 근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지금 우리 모두가 직시해야 할 시대적 과제가 있다. 2017년 탄핵 사태 이후 지난 9년 동안 대한민국은 깊은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혼란을 겪어왔다. 그 과정에서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는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며, 법과 원칙이 흔들리는 국가는 국민의 신뢰를 잃고 미래 또한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헌법과 법치, 그리고 역사의 냉철한 평가 위에서 바로 세워져야 한다. 법 앞의 평등과 정의가 실현될 때 비로소 국민 모두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이 완성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역사적·법적 평가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법치와 정통성 회복을 위한 핵심적인 과제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가적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무너진 정의를 되찾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복귀와 그 명예 회복을 위한 길에 온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바로잡히지 않는
정부가 호남·충청권을 중심으로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북 산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최종 발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논의에서 TK가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는 우려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공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20~30년 동안 지역 경제의 체력을 결정짓는 국가전략산업이다. 지금 이 논의에서 경북이 빠진다면, 그 공백은 청년 일자리와 기업 투자 경쟁력에 10년, 20년에 걸쳐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다. 경북 정치권은 이를 생존을 위한 전쟁으로 인식해야 한다. 경북은 이미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다 경북이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에서 빠질 이유는 없다. 구미는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소재·부품 산업 기반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비수도권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이미 지정되어 있다. SK실트론과 LG이노텍의 생산거점도 구미고, 반도체 패키징 기판 등 첨단 제조 기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지역 또한 구미다. 더욱이 반도체 클러스트의 핵심인프라인 전력 공금도 최근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영덕군이 신규 대형
최근 우리는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우리 지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고자 했다. 그러나 선거 현장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이로 인해 끝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수많은 유권자의 탄식을 목격하며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사진 속에 담긴 시민들의 절박한 외침은 단순한 정치적 주장을 넘어선다. “국민의 참정권을 강탈당할 수 없다”는 문구는 민주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훼손되었다는 강력한 항변이다. 참정권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이며, 어떤 행정적 미숙함이나 제도적 결함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신성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의 공정성과 완결성이 중요하다. 투표라는 민주적 절차에 참여조차 하지 못한 유권자가 발생했다는 사실 그 자체로 이번 선거는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많은 시민들이 ‘6·3 지방선거 전면 재선거’를 외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행정의 과오로 훼손된 국민의 참정권을 즉각 회복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다시 한번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는 정의로운 요구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 냉혹한 평가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마다 구름 인파가 몰린 현상은 국민이 여전히 진정한 보수의 정통성을 갈망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그러나 그 뜨거운 열망은 '국민의힘'이라는 그릇에 온전히 담기지 못했다. 이는 보수가 민심을 잃고, 정당으로서의 유명무실함을 자초한 결과다. 1. 도덕과 윤리의 상실, 보수의 뼈아픈 자성 현재 국민의힘은 보수의 근간인 도덕과 윤리를 상실했다. 지난 대선 이후 3대에 걸친 당의 주류 세력은 박근혜 대통령께 잘못을 반성하거나 진정한 양심 선언을 하기보다, 대통령의 존재를 정치적 수단으로만 이용해 왔다. 부모를 등지고 적과 동침하는 듯한 기회주의적 행태는 보수의 정통성을 스스로 훼손한 치명적 과오였다. 이 같은 구태와 도덕적 파산이야말로 국민이 정당을 외면하게 만든 핵심 원인임을 직시해야 한다. 2. 박근혜 대통령 비대위 체제, 정통성 회복의 유일한 길 국민의힘이 살길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뭉쳐 무너진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뿐이다. 지금 당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구
사거리마다 형형색색의 현수막이 걸리고, 골목마다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전투표 안내 현수막까지 더해지며 제9대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 풍경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한때 거리를 가득 메우던 확성기 소음과 유세차 중심의 선거운동 대신, 이제는 조용하지만 강한 디지털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MZ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짧은 숏폼 영상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를 통한 맞춤형 공약 홍보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선거운동 역시 새로운 선거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장 유세도 이전보다 생활밀착형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나르고, 택배를 분류하며,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등 시민들과 가까이 호흡하려는 후보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또한 일부 정당과 정치인들은 과거의 실언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변화의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최근 여러 논란과 과오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민심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하지만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익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수호를 핵심 가치로 삼아 강력한 안보와 법치, 기업 친화 정책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산업화의 주역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수직적인 당정 관계와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대한 대응 부족으로 청년과 서민, 소외계층 등 다양한 유권자의 요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타협과 협치보다는 강경 대치를 반복하며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고질적인 내부 분열로 인해 과거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라는 뼈아픈 결과를 겪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보편적 복지 확대와 노동권 보호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넓혀왔다. 남북 관계 개선과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 역시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강성 팬덤 정치와 당내 민주주의 약화 등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존재하지만, 민생 회복과 사회 안전망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는 점에서 일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양당의 명암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는 결국 민생이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삼중고’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을 위해 1차 민생지원금과 2차 고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경북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통계 자료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제조업 비중, 즉 전국 제조업에서 경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2.5%를 정점으로 2010년 11.1%, 2016년 9.8%, 2022년 7.79%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주력산업의 국내외 이전, 판교·용인 등 수도권으로의 신산업 집중화가 주요 원인이다.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경북 제조업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적·추세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산업정책을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해법으로 나는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 조성을 제안한다. 기존의 산업벨트가 산업단지와 도로망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산업단지, 비즈니스 기능, 교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 산업혁신 전략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도시별 생산 기능과 연구개발 기능을 연하고, 사업화·금융·데이터 플랫폼 등 비즈니스 기능을 융합하며, 도시 간 물류와 인적 교류를 순환 교통망으로 연결하는
해 질 녘 산사의 은은한 목탁 소리와 도심 성당과 교회의 깊은 종소리는 우리 마음의 가장 낮은 곳을 두드린다. 불교의 불공과 기독교의 기도는 겉보기에 절대자를 향한 간절한 매달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이 삶을 대하는 두 가지 숭고한 방식이 깃들어 있다. 법당과 예배당, 서로 다른 공간에서 피어나는 두 의식은 결국 하나의 본질을 향해 걷는 인간의 여정이다. 비워냄으로써 채워지는 불공의 미학 불교에서 올리는 불공은 사실 '나'를 지워가는 과정이다. 향을 피우고 정성스레 꽃을 올리는 행위는 부처라는 대상에게 복을 구걸하는 기복(祈福)이 아니다. 내 안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탐욕과 집착의 먼지를 털어내는 몸짓에 가깝다. 우리가 불상 앞에 가장 낮은 자세로 몸을 굽힐 때, 비로소 '아상(我相)'이라는 오만의 벽이 허물어진다. "이것을 이루어 주소서"라는 간구 너머에는, 내 마음의 소란함을 잠재우고 우주의 이치에 순응하겠다는 고요한 결단이 있다. 결국 불공의 끝은 '텅 빈 충만함'이다. 내가 비워진 자리에 타인을 향한 자비가 고이고, 세상의 모든 인연이 소중하게 들어앉는다. 나를 낮춤으로써 역설적으로 온 세상을 품게 되는 것이다. 부름으로써 응답받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