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중편소설 = 천강홍의장군 <10>
천강홍의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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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조선 임금(선조)은 일본의 정세를 염탐하기 위해 조선통신사를 일본 보냈지만 임금에게 일본의 상황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서인(西人)인 정사(正使) 황윤길은 일본은 반드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동인(東人)은 부사(副使) 김성일은 일본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서장관 허성은 동인이었으나 서인인 황윤길과 의견을 같이 하였고, 김성일을 수행했던 황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들의 상반된 보고를 접한 조정 대신들은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자기 당의 인물을 비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요행을 바라던 조정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결국은 전쟁설을 퍼뜨려 민심을 혼란스럽게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김성일의 주장을 발아 들이기로 하였고. 임금 역시 일본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김성일의 주장을 믿고 아무런 대비책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임금은 성을 쌓는 등 전쟁에 대한 방비를 하던 것마저 각 도에 어명을 내려 중단 시켰습니다. 그러자 선위사 오억령은 ‘일본이 다음 해에 조선의 땅을 빌려 명나라를 정복하려한다’는 보고를 하자 임금은 이를 묵살하는가 하면 도리어 오억령을 파직시켰습니다. 그 후 왜관에 머무르고 있던 왜인들이 점차 본국으로 소환되어 왜관이 텅 비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곽재우 장군은 분명히 일본은 조선을 침략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왜군과 싸울 장군감을 찾는 행사를 하던 중 대마도(對馬島)에서 조선으로 도주해 온 곽필승(노다사부로)에게 일본이 조선을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고, 그를 수하에 두게 된 것이었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대마도에서 도주해 온 곽필승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고 고향인 경남 의령에서 곧바로 사재(私財)를 틀어 본격적으로 의병들을 모아 군사훈련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했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강인한 체력과 담력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무예수련을 할 때 허수아비처럼 짚으로 여러 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세워놓고 실제로 싸움을 하듯이 칼로 목을 베는 훈련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훈련했습니다.
또한 마을 정자나무 가지에 밧줄을 매달아 놓고 그 밧줄에 매달려 몸
을 흔들면서 이리저리 발차기 하는 훈련도 했습니다. 이런 훈련은 유격전을 하는데 필요한 체력을 단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무예 수련을 했기 때문에 의병들에게도 그런 방법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가르쳤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