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추명학자 권우상의 부자팔자 거지팔자 <46>
중국 황허강의 잉어가 상류의 급류를 이룬 협곡인 ‘용문 : 龍門’을 거슬러 오르면 용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여기에서 ‘용문을 오름’ 즉 등용문 : 登龍門’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크게 출세하게 됨을 이르는 말이 되었다. 이 ‘등용문’을 간흑 ‘등룡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틀리는 것이다. 여기에서 ‘용’으로 할지 ‘룡’으로 할지는 두음법칙의 한글 맞춤법에 따라야 한다. 한글 맞춤법에서는 한자어의 경우 단어 첫머리 이외에는 본음대로 적도록 하고 있다. 다만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소리가 ‘ㄴ’ 또는 ‘ㄹ’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법칙에 따라 적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登龍門’이 ‘登 - 龍門’의 구조 즉 ‘등登’을 접두사로 보면 ‘등용문’이 되는 것이다.
‘登龍門’을 ‘등룡문’이라고 하는 것은 ‘용문을 오름’이 아니라 ‘등룡의 문’으로 오해해서 빚어지는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용문'을 오르지 못한 잉어는 무어라고 부를까? 바위에 부딪쳐서 이마(額)에 점(點 : 상처를 이름)이 찍혀 돌아간다고 해서 ‘점액 : 點額’이라고 한다. 출세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을 일컬어 ‘점액’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 가운데 ‘雙龍’이 있다. 한 때 재계 순위 5-6위를 다투던 그룹이다. 이 기업은 한글로 ‘쌍용’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맞춤법에 따르자면 ‘쌍룡’으로 적어야 한다. 여기에 쓰인 ‘쌍’은 ‘한 쌍’ ‘두 쌍’처럼 수량 단위를 표시하지 않으며 ‘쌍룡’이 하나의 단어로 접두사 ‘등’이 붙은 구조인 ‘등용문’과는 달리 한자어에서 첫머리 이외에는 본음대로 읽는다는 규정에 따라 ‘쌍룡’이 되는 것이다. 맞춤법은 어찌되었던 상호는 소리가 중요하다. 음령(音靈)이 있기 때문이다.
‘쌍용’이라고 소리내면 오행이 ‘금토(金土)’로 토생금(土生金)하여 길(吉)하지만 ‘쌍룡’으로 소리내면 ‘금화(金火)로 화극금(火剋金)하여 흉한 상호가 된다. 이러한 오행의 상생상극 원리는 믿거나 말거나 자연의 섭리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자연의 질서와 오행의 원리를 배반한 결과로 빚어진 재앙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