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앞에선 손 내밀고 뒤에선 총 겨누는 북한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보도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이 7일 오전 9시 50분경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남북함정간에 상호 사격을 했다고 하면서 이날 "북한 경비정 1척이 오전 연평도 서방 NLL에서 약 0.5NM(노티컬 마일)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고 밝혔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하자 우리 해군은 북한 경비정에 경고통신에 이어 경고사격을 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도 대응사격을 하자 우리 군도 대응사격을 했다고 한다.
남북한 함정끼리 상호 기관포 사격은 수십여발 이뤄졌고 북한 경비정은 오전 10시경 북상했다면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날 국방부 감사에서 "상호 교전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2011년과 2012년 각각 5회에 불과했던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이 지난해 8월까지 8회로 늘어났다. 북한 경비정은 함포 등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 군과 충돌 시 교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 1999년 1차 연평해전, 2002년 2차 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등 3차례의 서해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졌다.
북한의 실세라고 하는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은 인천아시아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남한을 방문하면서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등 화해 분위를 슬쩍 띄우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은 앞에선 손을 내밀면서 뒤에선 총을 겨누는 꼴이라 여전히 북한은 음흉한 발톱을 숨기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도대체 북한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기만인질 가늠하기 어렵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속과 겉이 다르다는 것이다.
북한의 실세 3인방이 남한에 온 것을 두고 정부와 언론은 남북화해가 올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너무 띄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보면 진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칫 북한의 계략에 말려들 수도 있다. 북한은 지금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해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면서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남한 정부에 돈과 쌀 등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북한 실세 3인방이 등장한 '깜짝 이벤트' 같은 이번 방문을 두고,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남는다. 첫 번째 의문은 북한 3인방이 한꺼번에 그것도 기습적으로 방문한 점이다. 고위급 회담 개최 합의 문제를 위해서라면 전통문 하나만 보내도 될텐데, 왜 굳이 실세들이 총출동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북한 내부의 체제를 과시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가 악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걸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있고 그런 관점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 의문은 전용기다. 북한 대표단이 타고 온 비행기는 김정은의 전용기 1호기다. 김정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1호기를 탄 건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비록 김정은이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전용기로 확인됐지만, 아마도 실세들의 방한에 상당한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들이 머문 12시간 동안도 의문이다. 이 시간동안에 과연 어떤 말들이 오고 갔던 것인지 궁금하다
경호원이 선글라스를 낀 것도 의도적으로 보여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아마 황병서를 확실히 보호해야 한다는 것과 자기네들의 위상을 강조해 주고, 그리고 황병서의 위용을 좀 높여주고 사절단의 권위를 높이려는 그런 의도로 보이며 그런 것들이 복합되어서 저런 행동이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달 3일 이후로 모습을 감춘 김정은은 온갖 추측과 설이 나도는 가운데, 김양건 비서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단 둘이 탄 승용차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일축했는데 그건 누가 물러도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 실세 3인방이 돌아가자 곧바로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여 사격을 했다는 것은 북한의 속셈이 아직도 여전히 음흉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북한의 말과 행동은 절대로 믿지말고 늘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