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부자에도 종류와 등급이 있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어느 선비가 깊은 산골을 지나가다가 밤이 깊었다. 인가도 없는 것을 헤매다가 집을 한 채 발견하고 찾아가서 하룻밤 자기로 청했다. 중년 여자가 혼자 있었고 한겨울이라 불을 지핀 방은 하나 뿐이어서 함께 잘 수 밖에 없었다. 이 여자는 방 가운데 줄을 그어 놓고는 절대로 선을 넘지 말자고 하기에 잠자는 것만으로 고마워서 약속을 했다. 잠을 청하려고 하자 건너편에서 자는 여자가 속살이 거의 내비치는 옷을 입고 두 다리를 묘하게 움직이면서 뒤척이었지만 이 선비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꼼짝않고 하루밤을 지냈다. 다음날 아침 선비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 떠나려 하자 그 여자가 “먹으라고 앞에 놓아 둔 떡도 못먹소?” 하더란다.
또한 어느 마을에 품행이 단정치 못한 과부가 살고 있었다. 이 과부댁은 고추달린 남자라면 불물을 가리지 않고 치마를 걷어 올렸다. 자그마한 마을이라 잘못하다가는 동서간이 많이 생길 것 같아 마을회의를 열어서 과부댁을 추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 말을 들은 괴부댁은 팔을 걷어 부치고 발끈하면서 “얼래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이 있는데 걸레 중에도 행주감이 있는 법이여” 하더란다. 사주에 오행의 배합이 조잡하고 파격이 되어 빈곤해도 길운(吉運)을 만나면 행주감이 된다. 그래서 사주불여대운(四柱不如大運)이라고 한다.
부자(富者)의 종류는 크게 5가지로 나눈다. (1) 종신부자형(終身富者型) =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부자(富者)로 사는 사람이다 (2) 선부후빈형(先富後貧型) = 태어나서 중년까지 잘 살고 중년 이후는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다. (3) 선빈후부형(先貧後富型) = 태어나서 중년까지는 가난하게 살고 중년 이후는 잘 사는 사람이다 (4) 선빈후빈형(先貧後貧型) = 이는 평생동안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다. 용신이 충파되거나 용신이 착근(着根)하지 못하고 빈약하기 때문이다. (5) 일반서민형(一般庶民型) = 이는 10년 대운(大運) 중 5년은 길(吉)하고 5년은 흉(凶)하여 길흉(吉凶)이 절반씩으로 대운과 년운(年運)이 짜여진 사람이다. 그저 평범하게 사는 사람을 말한다.
부자(富者)도 등급이 있다. 특등부자, 1등부자, 2등부자, 3등부자 4등부자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특등부자에 속하는 재벌 총수들의 사주(四柱)는 재용신(財用神)이 강력하고 충파(沖破)가 없는 사주명국이다. 초년에 대운이 용신을 극제(剋制)하거나 설기(泄氣)할 때는 고생을 하다가 중년에 와서 대운이 용신운으로 흐르면 이때 부자가 된다. 초년에 부모덕, 형제덕도 없어 눈몰겨웁게 고생하다가 뼈빠지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중년 이후가 되어 부자가 되는 경우인데 이를 자수성가(自手成家)라고 한다.
대운이 용신(用神)을 언제 밀어 주는지를 봐서 부자(富者)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운(運)의 기복이 많은 사람이 있어 운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재성(財星 : 偏財 正財를 말함) 용신이 강력하고 충파(沖破)가 없으며 대운이 한 평생 잘 흘러가야 재벌이 된다. 귀천(貴賤)도 마찬가지로 이는 관성(官星 : 편관 정관을 말함)을 보아야 한다. 부(富)는 부자를 말하고 귀(貴)는 관직이 높음을 말하는데 부(富)하다고 귀(貴)한 것이 아니며 귀(貴)하다고 부(富)한 것은 아니다. 관직은 높지만 가난하게 사는 청빈한 공직자가 있는가 하면 돈은 많지만 관직이 없고 땡전 한 푼 남을 위해 베풀지 않는 옐로우맨(노랭이)도 있다. 이런 옐로우맨는 천간(天干) 지지(地支) 어디에도 합(合)이 되는 오행이 전연 없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