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책에서 삶의 방법을 배워라

 

칼럼

 

                              책에서 삶의 방법을 배워라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옛 사람들은 입신양명(立身揚名)의 방편이 독서에 있었던 만큼 독서를 소종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학문이 높아지면 부(富)가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는 순자(筍子)의 독서관도 마음에 담아둘만하다. ‘가난하되 뜻이 피곤하지 않고 조심하되 신경이 쇠약하지 아니한다’는 그의 말은 독서로 인해 세워진 정신의 줏대가 꿋꿋해야 흔들리지 않는 인간으로 설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죽을 때까지 배우라’고 했다. 배운다는 것은 눈으로 익혀 마음으로 깨닫는 독서가 으뜸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열에 비하여 형편없는 독서율을 보이는 것은 교육열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얘기와 다를바 없다. 용맹과 담력과 무예만으로는 영웅이 될 수 없고, 육신의 힘 만으로는 타인을 지배할 수 없다. 핵폭탄 같은 정신의 힘이 뿜어져 나와야 한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에너지, 불우한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인간애, 끝 없는 인내와 각고의 노력, 쓰러져도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정신력, 이런 것들이 한 인간 속에 융합되지 않고서는 한 시대를 이끌어 나아갈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달리는 말 위에서도, 적과 대치하고 있는 진지 안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던 나폴레옹은 괴테의 찬사처럼 ‘항상 D장조 같은 인물’로 감탄할 정도로 손색없는 독서가였다는 사실에서도 영웅은 책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올바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지혜와 지략이 없이 힘으로만 군중을 지배하려 한다면 그 영웅의 수명은 짧을 수 밖에 없고, 만용에 머무르기 쉬우며, 절름발이 영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이기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을 채우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

 

  책에는 인생의 길이 있다. 그래서 책에서 삶의 방법을 배워야 한다. 책을 읽는 즐거움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깊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책과 함께 생활한다. 책에도 운명이 있다고 한다. 사람이 그렇듯 수없이 쏟아지는 책들도 모든 책이 다 걸작이 되고 모든 책이 다 인류 문화에 공헌하는 것은 아니다. 뜨거운 애정을 가진 성실한 인간이 끊임없이 자신을 연소시키며 삶에 최선을 다한 결정으로서 씌어진 책, 그런 책이야말로 인생의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은 우리 자신의 근심과 걱정. 시름을 떠나서 인생과 세계를 객관적인 시선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 준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나기 어렵다. 자기 생각만이 옳다는 편견을 갖기 쉽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화 시키고 유혹시키면서 세계관을 갖게 한다. 누구에게나 자기 합리화의 경향이 있는 것이다, 독서는 그러한 위험을 제거해 주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누구나 밤을 지새워가며 책을 읽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삶의 허무를 일깨우는 책, 지식의 지평선 너머를 가리켜 보이며 우리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있고 건너야 할 강이 있음을 일깨워 주는 책, 내가 사는 좁은 집, 마을 사회를 떠나 더 광대한 세계로 나아가라고 손짓하는 책, 우리들의 기쁨과 슬픔을 적라라하게 보여 주며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것이 바로 책이다.

 

  독서의 진가는 고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전은 짧은 인생을 살면서 5천년 인류 문화를 두레박질 하게 하는 튼튼한 두레박 줄이다. 누구나 엇비슷하게 60년이나 70년을 사는 목숨이지만 고전을 벗하는 삶과 고전과는 먼 거리에서 담을 쌓은 삶은 그 질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인류문화의 정수가 담겨 있는 고전을 떠나서 그 시대만을 호흡하는 삶은 하루살이와 다를 것이 없는 목숨일 것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따라서 책에서 삶을 사는 방법을 배워라.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