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현대차 노조는 디트로이트 교훈을 잊지 말아야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미국 디트로이드는 초등학생들도 다 알만큼 자동차공업 도시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도시이다. 한 외신보도에 따르면 디트로이트는 미국에서 3번째로 범죄율이 높은 도시이고, 바로 옆에 있는 플린트는 미국에서 4번째로 위험한 도시인데 디트로이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중 70% 는 미 해결사건이며 버려진 집들은 95,000채, 버려진 사업체는 85,000개.미국 인구 조사(10년에 한번 실시)에 의하면 2000년 부터 2010년 까지 250,000명이 디트로이트를 떠났다고 한다.
1950년 인구 200만이었던 것이 지금 70만이며 실업율 50%. 고등학교 졸업율 25%!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감옥에 갈 확률이 높으며 맥도날드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되어 있고, 돈은 기계를 통해 주입.집 한채에 $1 이나 $2에 팔리고 있으나 사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평균 집값은 $800. 30층 이상의 고층 건물들이 줄줄이 비어있는 곳은 미국에서 디트로이트 밖에 없으며 버려진 애완견들은 들개처럼 되었고, 꿩, 코요테, 비버등 야생동물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하였다. KBS에서도 지난 21일 9시뉴스 시간을 통해 현대자동차 노조파업을 겨냥해 이와 같은 현지 상황을 보도한 바 있다.
디트로이트시는 오래전부터 진보 정당인 민주당(Democratic Party)의 시장이 장악해왔다. 그들이 계속 당선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공약에서 강한 노조를 옹호하고 지켜왔기 때문인데 노조가 너무 강하자 회사들은 하나 둘씩 떠나가기 시작했다. NAFTA (북미 경제 협력 조약)이 채결되자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에 made in USA 라는 딱지를 붙일수 있게 되었고, 디트로이트는 Motor City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완전히 버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민주주의는 몇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위해선 유권자들이 충분한 교육(정보)를 받아야 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당선자는 유권자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 보다는 인기있는 정책을 먼저 앞세우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옥수수 에탄올이다.
이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 받은 것이 있다면 누군가가 주어야만 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이 단순한 법칙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에비타 (에바 페론)가 그랬듯, 로마가 빵을 무료로 나누어 주다가 국가 재정을 탕진했듯, 정부 차원의 복지는 항상 문제가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부분 파업 중에도 사측과 교섭은 계속하기로 했지만 현재로서는 타결 가능성이 적어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한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같은 날 파업을 강행했다. 현대차는 고전하고 있는 모양이다. 올 7월까지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0.8%줄었다고 한다 수출량은 8.7%나 감소했으며 상반기 매출액은 44조55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7.7%가 줄었다고 한다 기아차 역시 올 7월까지 내수와 수출 모두 4.1%씩 감소했으며. 내수부진과 수입차의 공격적 마케팅,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공세 등 안팎의 위협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바람직하지 않다. 요구 사항을 보면 명분도 약하다. 노조는 기본급 13만498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비롯해 상여금 800% 지급, 성과급 순이익의 3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 못 간 자녀에 기술취득 지원금 1000만원을 달라는 것도 포함돼 있다. 현재도 노조원 1인당 평균 연봉이 9400여만 원에 이르는 터에 지나친 욕심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과욕은 불행을 초래한다. 현대차 노조는 유령도시가 된 디트로이드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