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세란 상품이나 용역이 생산 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기업이 새로 만들어 내는 가치인 ‘마진’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을 말하는데 EC(유럽공동체) 각국에서 1960년대부터 실시되었다.
그런데 이것과 유사한 성격을 뛴 세금이 지금부터 1,200년 전 당나라의 덕종시대에도 있었다. 당시 ‘안사(安史)의 난’으로 쇠퇴기에 접어든 당 왕조는 늘어나는 군사비의 재원을 찾고자 고심하고 있었다. 더구나 주변 국가들과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군사비를 쏟아붓는 당(唐) 왕조는 국고가 바닥나자 국민들은 곤궁에 처하게 되었다.
‘안사의 난’은 당나라 현종 말엽 안록산과 사사명(史思明)이 주동이 되어 일으킨 중국의 대반란을 말한다. 이 반란으로 당(唐) 왕조의 재정 상태는 극도로 악화되어 새로운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을 찾고 있던증 유충(劉忠)이란 한 관료가 부가가치세와 비슷한 ‘제맥전(除陌錢)’의 제도를 왕에게 건의했고, 왕은 제맥전이란 세금을 만들었다. 이 때가 783년이었다.
‘제맥(除陌)’이란 전(錢) 100문(文) 중에서 10%에 해당되는 10문(文)을 공제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총 매상고에서 10문의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람에게는 엄벌에 처한 뒤 거래액의 두 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징수했고, 탈세를 밀고를 한 사람에게는 상금을 주면서 격려했는데 이러한 새로운 세금 제도를 강행하자 민중들이 불만을 품었고, 원성은 도시 전체로 가득찼다. 결국 이러한 민중들의 불만은 반란으로 이어져 수도를 쫒겨난 덕종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조서를 공포하여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제맥전’ 제도를 폐지시켰다.
처음 우리나라에 부가가치세가 시행될 때 정부는 세율 10%가 각국의 평균 17%에 비하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유럽중 선진국의 경우에는 제도상 모든 상거래가 투명화 되어 있어서 악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뉴질랜드는 노점상까지 영수증 발급기를 휴대폰처럼 가지고 다니면서 정직하게 세금을 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무자료 가짜 계산서가 판치고 있어 VAT(부가가치세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부가가치세의 개념은 상품(재화)의 거래나 서비스(용역)의 제공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가가치(이윤)에 과세하는 세금이며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사업자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거래금액에 일정 금액의 부가가치세를 징수하여 납부해야 한다.
세계에서 부가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 덴마크, 헝거리로 25%이고, 폴란드, 핀란드 22%,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20%, 독일 16%. 캐나다 15%, 미국은 1% - 7%로 영세사업이나 중소기업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대기업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지만 가장 높은 세율 7%도 우리나라 보다 낮다. 중고자동차 거래는 거의 세금부담이 없어 중고차 거래를 활성화 하고 있다.
일본은 5%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이 일본 보다 절반 이상 높기 때문에 사회 일각에서는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가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가세 면세 사업자 수는 57만 명이다. 다만 자료에 의해 수입금액 결정이 가능한 보험설계사, 음료품배달원, 복권, 연탄소매업 등은 제외된다. 만일 불성실하게 부가세 신고를 하면 해당 수입금액의 0.5% 가산세가 적용된다.
그런데 최근 국세청과 관련 흥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9년간 현 정권은 물론 전 정권까지 이어지는 기간동안 국세청의 건별 세금추징액을 비교해 본 결과 개인이나 기업보다 공공기관의 세금 추징액이 컸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공공기관의 부도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통계 오류를 피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규모가 비슷한 수입금액 500억원 이상 대업인만 비교해 봐도 공공기관의 세금추징액이 3배 가량 많았다. 세금추징금액이 1조 1,730억원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거나 식당에서 음식값을 카드로 결제하면 부가가치세라면서 10%를 더 받는다고 한다. 즉 음식 가격이 6,000원이면 6,600원을. 7,000원이면 7,700원을 결제한다는 것이다. 부가가치세는 이미 상품이나 음식값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를 모르는 소비자는 고스란히 덤터기를 당하고 있다.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