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벤츠여검사사건, 조희팔에게 거액의 뇌물을 받고 도피까지 도와준 김모 부장검사 사건, 40대 여자 피의자와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은 전모 검사 사건에 이어 또 다시 박모 부장검사의 비리가 터지면서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검찰의 도덕적 해이가 그야말로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 검찰이 어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국민들로부터 ‘가장 믿을 수 없는 기관’으로 평가 됐다. 검찰이 검찰을 개혁한다며 나섰던 검찰총장은 중수부 폐지를 검찰개혁의 주 메뉴로 내놓았다가 현직 중수부장과 충돌을 빚으면서 사퇴했다.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후보도 검찰개혁을 강조하고 있으며 언론들도 개혁안을 내놓았다. 이처럼 검찰개혁이 등장한 키워드는 ‘중수부 폐지’ ‘검찰수사 지휘권 확대’ ‘인사권’ ‘상병하복문화’ 등이다. 이 모두가 개혁의 대상임에는 분명하지만 이 밖에도 개혁을 해야 할 것이 있다.
검사들은 명분상 생색이 날 수 있는 사건이나 무대 뒤에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열심히 조사를 하지만 사건이 복잡하거나 개인적으로 챙길 이익이 없는 사건에 대해서는 귀찮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치 처삼촌 벌초하듯 적당히 넘어가면서 초보적인 수사 의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여 사건을 종결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향은 인간들의 본능일지도 모르기에 누구라도 이런 자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검찰 수뇌부는 모든 검사들로 하여금 말 없이 누가 알아주든 안알아 주든 절대자와 결산한다는 신념으로 자기 임무에 충실하도록 하는 체질 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지휘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위계질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찰 내부에 이와 같은 정신문화를 창조하고 기풍을 진작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고, 업그레이드 된 수사방법에 대한 철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검찰 문제는 검찰들의 사건 분석 능력과 법리적용, 사건 분석 능력이 판사들이나 사계에 권위 있는 변호인들에 비해 현격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사건을 구성하는 전후좌우의 중요한 단서들에 대해서는 물어 보지도 않고 말해줘도 말을 막는 경우가 있다.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는 것이 수사 관행이다.
하나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사건과 관련된 전후좌우들을 모두 연결해 보아야 한다. 무슨 분야에서 분석을 하던지 이는 철저하게 지켜야 할 규칙이다. 그래서 수많은 학문들이 모두 분석 학문인 것이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딱 한방에 핵심을 찍으라‘고 몰아 부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에 대해 판사들은 대체적으로 전후좌우를 살피면서 따진다. 법리적용이 검찰에 비해 우수하며 균형감각이 검찰보다 뛰어나다.
물론 톡톡 튀는 판사들과 같이 궤도를 벗어난 판사들의 경우가 있지만 이런 판사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다. 검사와 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구인 것처럼 검사에게도 이런 식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고, 검사나 경찰의 수사관들은 이제까지의 원시적인 조사 분석력이 결여된 조사관행을 일소하고 논리적인 분석력을 바탕으로 자세하게 사건을 조사하는 수사관들이 되도록 집중적으로 인성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사계에 권위있는 변호인들이나 법학교수들에게는 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제 검찰개혁은 반드시 해야 한다. 따라서 경찰의 수사권을 확대하여 경찰도 자유롭게 검사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잇달아 터지는 검사들의 비리를 보면 검찰의 비리가 이들에게만 있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죄인을 조사하는 검사는 한 줌의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 검사 중에 그런 검사가 있긴 않겠지만 작금에 얼어난 검사들의 추태를 보면 과연 그런 검사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검찰개혁을 벼루고 있어 이제 검찰은 개혁의 칼날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