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소득분배율이 높으면 성장 과실 중에서 근로자가 가져가는 몫이 커진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로 2006년 61.3%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의 과실은 기업중에서도 수출 대기업에만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8%로 중소기업 4.9%보다 1.9% 포인트 높았고 총제조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7.8%에 달했다고 한다. 중산층이 두꺼워질수 있는 지름길은 ‘든든한 일자리’가 많은 것이지만 그렇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중산층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월급쟁이들의 희생으로 대기업과 국가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셈이다. 이 사실을 모두 다 함께 인식하면서 ‘자본주의 0.4’를 통해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만 중산층의 붕괴를 막을 기초가 마련된다. 건강한 중산층이 성장해야 소비도 증가하고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업들도 인식하고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정부도 ‘자본주의 0.4에 무너지는 중산층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기업 몇개 가지고는 중산층을 육성할 수 없다. 강소기업(히든 챔피온 : hidden champin) 1,000여 개가 중산층을 받쳐주는 독일처럼 한국도 강소기업 1,000여 개 정도 키워야 한다. 강소기업(hidden champin)은 독일의 저명한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주창한 개념으로 적지만 강한 기업을 말한다. 20세기 자유방임 고전주의 시대(자본주의 1.0)를 지나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이후 케인즈가 주장한 수정자본주의(자본주의 2.0), 1970년 자유시장 자본주의(신자유주의 자본주의 0.3)에 이어 등장한 신자본주의(자본주의 0.4) 시대인 지금은 기업과 국가의 일방적인 성장을 위해서 중산층만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그런데 정부는 중산층의 희생을 외면했다. 정계의 충추적인 허리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질 걱정을 하지 않았다. 일을 하면서 경제에 소비 여력을 제공하고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해 주어야만 성장 지속이 가능한 사회가 된다. 지난 1999년 공무원을 퇴직한 강모(56)씨 가족은 현재 대도시에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에 다구가 주택에 살고 있다. 강씨는 퇴직전엔 월급이 350만 정도 받던 중산층이었다. 시가 3억짜리 아파트도 소유하고 있었다. 강씨는 퇴직후 사업을 하다가 5억원의 빚을 지고 아파틀 팔아 하던 사업을 접었다. 그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강씨는 유통회사에 다니면서 월 100만원 남짓 받는다. 강씨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고 삶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던 윤모(54)씨는 1996년 구조조정 여파로 회사를 그만 두었다. 당시 3,500만원의 중산층이었다. 윤씨는 현재 한 달에 150만원 남짓 받으며 철구조물 제작업체에 다니고 있다. 부인(51)은 자동차 부품 하도급 업체에 다니면서 월 100만원 남짓 받는다. 윤씨는 아내와 번 돈이 10년전에 혼자 받던 연봉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20년전만 해도 번듯한 중산층이었는데 이제는 어디가서 명함도 못내민다고 했다. 이처럼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데도 이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거의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평균 임금 이상을 받는 ‘괜찮은 일자리’는 1995년 529만 개에서 작년 581만 개로 늘었지만 전문대 졸업 이상의 인력은 474만 명에서 965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결국 중산층으로 가는 고속도로 역할을 했던 ’괜찮은 일자리‘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해지면서 중산층 비중은 1990년대 100가구 중 75가구 꼴에서 최근 100가구 중 65 - 67개로 격감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대기업은 걱정이 없다. 문제는 가계다. 가계저축율은 OECD 회원국에서 꼴치다.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서민경제 목조르기식 구조적 문제를 단기간에 치유하기는 어렵다. 미국에서는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살 때 팔고 사는 두 개의 거래를 하나로 묶어 한번만의 세금을 물린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면 문제가 있을 때 마다 우왕좌왕 하면서 이리저리 땜질만 하고 있다. 가계 빚은 왜 문제가 되는가? 빚을 얻어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집을 팔려해도 팔리지 않는다. 분양가에 비해 많이 낮추어도 살 사람이 없다. 그러니 빚만 늘어나는 것이다.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부자들인데 한가구 다주택에 세금을 때리니 아무리 돈이 있어도 누가 나서서 사겠는가? 이것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