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도 내용을 보면 KBS는 국민이 KBS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KBS는 광고수입 등으로 매년 420억원 규모의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40%나 되는 시청료를 인상하는 속셈이 무엇이지 궁금하다. 단식 농성을 벌리고 있는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KBS에서 잔뼈가 굵은 PD이며 지금도 KBS에 적을 두고 있다. 이런 사람이 KBS의 개혁을 외치면서 단식농성을 벌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KBS에 문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이강택 위원장의 단식 농성 목적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KBS 수신료 인상 반대이며, 둘째는 조선 중앙 동아 매채 종합편성 체널의 직접 광고영업을 막는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제도) 법안 처리를 위해서다.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단식농성)을 선택했다고 이강택 위원장은 말했다. 이강택 위원장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한 내용에 따르면 4. 27재보선 승리 이후 야당과 진보진영이 느슨해진 반면 정부는 6월 3일 이명박 - 박근혜 회동을 계기로 진영을 갖췄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조선일보 출신 김효재 정무수석, 중앙일보 출신 김두우 홍보수석, 동아일보 출신 이동관 언론특보 등 조선 중앙 동아 출신 3인방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언론과 핫라인 체제를 갖췄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20일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 문방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수신료 날치기 처리도 조중동을 위해 미디어렙 법안을 가라 앉히는 시나리오를 짠 거예요. 상황은 긴급하고 우리 쪽은 싸울 준비가 안돼 있어 긴박성을 알리는데 내 몸부터 바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안식을 시작했어요” 이강택 위원장의 말이다. 그러면서 KBS는 공영방송 본분을 망각하고 있으며 수신료 인상 요구는 염치없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죄송하고 참담합니다. 저도 20년 이상 몸 담았고 지금도 몸 담고 있는데 이 지경까지 이르렀네요. 사실이라는 전제로 지금 도청 사안은 그동안 국회의원 겁박 행태나 각가지 기자 로비 행태 연장선에 있는 극단적 행태예요. 그동안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하고 백선엽 특집 등 집단의 선전 도구화가 되는데 무감각해지고 정권의 방송 장악 행위들과 온갖 징계에 제대로 저항답지 않은 게 배경에 깔려 있어요. 결국 자사(KBS) 이기주의와 맞물려 극단으로 간 거죠. 이대로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나요. 그러면서 수신료 인상을 요구한다는 건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거예요... 심야토론을 급조한 것도 눈 앞의 경제 이해 때문에 공적 책무를 도외시한 거죠. 이 모든 게 KBS가 근본적인 수술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방증이예요” 이강택 위원장의 말에는 KBS가 수술과 개혁을 하지 않고 이대로는 안된다는 결의가 엿보인다. ‘미디어렙’이란 방송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기관으로 그동안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지상파 방송광고를 독점해 오다 현재 위헌 판결로 복수체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다. 문제는 올해 개국을 앞둔 조중동을 종합편성 미디어렙 체제에 포함시킬지 여부다. 현행 방송법대로라면 종합편성(조중동)도 다른 케이블 채널과 마찬가지로 직접 광고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광고영업으로 광고주 기업과 방송사가 직접 연결되면 다양한 유착과 부정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밖에 없게 된다. 조선 중앙 동아가 부동산 광고를 내고도 부동산 가격 하락 실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사소한 혐의를 부풀려 기업의 옥죄는 기사를 써 광고를 유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광고주 때문에 진실로 보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종합편성 광고영업의 더 큰 피해는 경영규모가 작은 취약 매체를 고사시키고 미디어 공공성을 파괴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묵과할 수 없다. 지금까지 케이블 전문 채널들과 달리 시사, 고양, 오락, 보도를 아우르는데다 ‘의무재전송’덕에 전국 60% 시청자를 확보한 종합편성 파괴력은 지상파 방송에 머금간다는 것이다. 우리 방송 광고시장 규모는 2조원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마당에 종합편성 1사당 1,200억원씩 5,000억원을 기존 매체에서 빼앗아 가야하고 결국 종교 TV방송, 라디오 등 취약매체들이 생존위기에 몰려 여론의 다양성을 해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종합편성이 더 커지면 지상파 조차도 자유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고 방송 광고 사정은 약육강식(弱肉强食) 난장판으로 변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렇게 되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산업주의 선정성 문제도 발생해 결국 방송 공공성이 밑바탕부터 허물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