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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강의실에 없어도 장학금 받는 연예인

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고액 대학 등록금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유명 연예인들에게 입학은 물론이고 4년 장학금까지 주면서 유치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연예인의 대학 입학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들이 수업 등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도 일반 학생에 비해 지나친 특혜를 받고 있다고 동아일보(7월 1일자)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룹 ‘비스트’ 멤버 6명 중 4명은 지난해 전남 나주에 있는 동신대학 4년 장학생으로 입학 했다고 한다. 멤버인 용준형과 장현승은 수시모집 특기자로 전형, 윤두준과 이기광은 정시모집을 통해 각각 실용음악학과와 방송연예학과에 합격했다.

이들은 입학과 동시에 384만원인 등록금을 4년간 전액 면제받는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학교측은 ‘비스트’가 학교 명예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특별 장학금을 주기고 했다고 한다.

텔런트 서우와 댄스그룹 ‘포미닛’의 멤버 김현아도 올해 건국대학 예술학부(영화전공) 연예특기자 전형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이들이 받은 ‘연예 우수자 장학금’은 첫 학기 등륵금(450만원)을 전액 지원한 뒤 이후 한 학기에 15학점 이상 수강하고 학점도 3.0 이상 받는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 신설된 성신여자대학 미디어영상연기학과에는 ‘카라’의 구하라가 실기 우수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실기 우수 장학금은 1년간 등록금의 70%를 깎아준다. 이 학과에서 실기 우수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구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학교 홍보 대사로 활동하며 공로 장학금을 받는 연예인도 있다. 대진대학에 다니는 ‘2AM"의 임슬용과 정운진, 청운대학 재학중인 ’샤이니‘의 온유와 종현 등은 학교 책자나 포스타 모델로 활동하면서 동록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특혜는 일반 학생은 4.5 만점에 4.2는 넘어야 등록금을 일부 깎아주는 성적 장학금을 기대할 수 있는데 고소득자인 연예인들이 학교 행사 몇 번 나오고 장학금을 타는 건 너무 불공평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연예인 학생들이 장학금 등 혜택을 받으면서도 학교생활에는 소흘하다는 사실이다. ’비스트‘의 경우 학교가 나주에 있다 보니 인근 지역에 일정이 있을 때는 한번식 들르는 정도라고 한다.

이에 대해 ‘비스트’ 관계자는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학교를 거의 못나가 있다’고 말했다고 하니 강의실에 나오지 않는 빈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학교측은 ‘비스트 멤버들이 전공을 서울에서 교수들을 만나 개인 레슨은 받지만 교양수업에는 거의 들어오지 못해 학점이 3.0(4.5 만점)을 못넘는다’고 전했다고 한다. 수업에 거의 들어오지 못하는데도 3.0은 어떻게 받는지 궁금하다. 사정이 이렇다면 유령 학생을 만들어 장학금을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구하라도 소속 그룹이 한류 스타로 급부상 하면서 일본 등 해외 공연이 많아져 학사 일정을 따라가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한다. 구하라의 담당 교수는 ‘구하라가 수업에 얼마나 들어 왔는지 시험을 어떻게 치렀는지에 대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다.

어딘가 떳떳하지 못한 면이 보이는 대목이다.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SG 워너비’의 한 멤버는 ‘하루 종일 스케줄이 있으면 학교에 당연히 못가고 가끔 스케줄이 없는 날도 그날 새벽까지 녹화하고 온 경우가 많아 그냥 쓰러져 잔다’고 말했다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학을 했더라도 규정에 걸려 제적을 당하거나 자퇴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모양이다. 경희대학의 경우 남자 ‘아이돌’ 스타 최모씨, 여배우 한모, 김모씨 등이 세학기 연속 학사 경고를 받아 제적당했고 한 ‘아이돌’ 벤드의 보컬 이모씨 등 10여 명은 스스로 학교를 그만뒀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각 대학들이 연예인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은 연예인의 인기를 이용해 학교 인지도를 높이고 연예인은 큰 부담없이 대학 졸업장을 거머질수 있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지면도가 낮은 신설 대학들은 사활을 걸고 인기 연예인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국대학 관계자는 ‘장학금이란 유인책이 없으면 유명 연예인을 끌어 올 수 없어 장학금이란 일종의 투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동아일보 7월 1일자) 대학 입학을 놓고 학교측과 연예기획사가 일종의 거래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고학력 시대가 되면서 연예인들도 학별이 상품성과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학벌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남자는 대학에 적을 걸어두면 군 입대 문제도 해결되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대학생 신분을 유지할려고 하는 것 같다.

대학 본래의 상아탑은 허물어지고 오르지 돈과 명예를 거머쥐기 위한 곳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쓰레한 마음 금할 수가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동국대학과 중앙대학 등 연극영화 관련 학과의 역사가 오래된 대학들은 연예인이란 이유로 특별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쥬얼리’의 조하량(동국대), 배우 전지현(동국대)과 이윤지(중앙대), 류덕환(중앙대) 등은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해 성적 장학금을 받았다고 하니 강의실에 나오지 않는 학생에게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특별 장학금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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