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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국가기밀 누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김 아무개(43)가 합참 본부 전산센터를 왕래하면서 군 자료를 빼낸 사건에 대해 ‘별것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조선일보(5월 3일자)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아무개가 유출한 ‘합동지휘통제체제(KJCCS) 제안 요청서’에 대해 ‘조달청에서 인터넷에 공시했던 내용’이고 콘텐츠가 없어 기밀이 아니다‘고 했다’면서 중추신경이 뚫린 군이 이번에도 별 것 아니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수원지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군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료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다. 김아무개가 유출한 자료들이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라는 얘기다.

합동지휘통제체제(KJCCS)는 우리 군의 중추신경이라 할 수 있다. KJCCS는 국방부 합참은 물론 육해공군의 작전사령부급 부대에서 예하 부대로부터 각종 상황정보를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작전사령관이나 군 수뇌부가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해 주는 우리 군의 핵심 지휘통제시스템이다. 청와대 지하벙커에도 단말기가 설치돼 있어 KJCCS를 통해 각종 상황보고를 받는다고 한다.

문제는 군사 기밀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군에선 ‘별것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일이 거의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11월 한미연합사령부 내에서 한국군 장교의 실수로 USB 메모리에 들어 있던 ‘작전계획 5027’ 설명 자료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해킹 당한 사실이 보도됐을 때도 우리 군은 별 내용이 아니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주한미군 수뇌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자 ‘아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과의 전쟁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적전계획 5027’은 2005년에도 한 초급장교의 실수로 73쪽 분량의 인터넷에 유포됐었다. 그 때도 군은 ‘73쪽을 모두 회수 했다’며 무마하기에 급급했다는 것이 조선일보(5월 3일자)의 보도내용이다.

2005년에는 중사 한 명이 개인 프로그램에 접속하다 방어전투 수행 방안 등을 유출했고 2006년에는 중위 한 명이 포대진지 등 군 기밀 8건이 담긴 노트북으로 TV 드라마를 다운 받다가 기밀을 전부 유출시켰다고 한다. 북한은 2008년 8월 해킹 메일을 육군 야전사령부 대령급 간부의 컴퓨터에 침투시켰을 만큼 ‘사이브전’ 능력을 키우고 있다.

2008년 체포된 여간첩 원정화가 북한에 건넨 우리 군 장교 명함 100장 가운데 일부 장교의 이메일도 해킹 당한 적이 있었다. 시정이 이런데도 군은 뭘하고 있는지 계속 군사기밀이 유출되고 있다. 우리 군이 누구를 위한 군대인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군은 군사기밀 유출뿐 아니라 비리도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최근 육군 중앙수사단장 겸 헌병 병과장(옛 헌병감) 이아무개 준장이 자진 전역 형식으로 물러난 이유가 거액의 군부대 내 불법 비자금 조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군사정보 전문 매체인 ‘디펜스21’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여러 경로를 통해 이아무개 준장이 최고 1억2천만원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뒤 진급을 위한 향응과 접대비에 썼다는 내용이 군 핵심부에 제보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데일리 엔케이(DailNK 5월 3일자)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인터넷 공격이 우리 주머니까지 노리는 사태에 충격을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최근 농협 전산망 해킹도 북한 소행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인터넷을 통한 공격을 ‘사이버전’이라고 칭한다. 실감나지 않는 말이지만 ‘사이버전’이라는 말은 일종의 가상공간에서 이뤄진 가상 전투라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이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북한의 인터넷 공격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우리 유형의 재산(컴퓨터)을 파괴하고 개인과 국가정보, 돈을 갈취하고 있다. 이는 엄연히 현실에서 이뤄지는 도발이다. 북한의 인터넷 공격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내부의 안보 취약 점이 다시 드러났다고 한다.

민주노동당 당원인 한 40대 남성이 정부기관의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 관리하는 회사에 취직해 군사기밀과 정부 자료를 빼낸 혐의로 공안기관의 수사를 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정보를 빼낸 이 40대 남성의 머릿속에는 온통 김정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다보니 우리나라 내부 정보라도 빼주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땅에 한 두 사람이 아니란 점에서 국가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 심각한 군가기밀 누출방지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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