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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동남권 신공항 부적격 판정의 교훈

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정부는 신공항 입지로 신청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두 곳 모두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면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 27명이 내린 최종 평가에서 경제성의 경우 40점 만점에 가덕도는 12.5점, 밀양은 12.2점에 지나지 않았다.

10조원 안팎(정부 예상치)의 거액을 들여 지어도 고객이 많지 않아 적자를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지역이라면 어째서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놓았는지 모르겠다. 아마 그것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개인이나 회사가 투자를 할 때에는 ‘타당성 분석(feasibility)을 반드시 하게 된다. 지난 3월 30일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타당성 분석 결과를 내 놓았다. 경제성이 없어 도저히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턱도 없이 타당성이 없는 투자 사업을 어째서 노무현 - 이명박 등은 마치 ‘타당성 분석’을 한 것처럼 당당한 모습으로 대선에서 공약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국민을 속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공약을 해서 지역 주민들을 농락하고, 소란을 피우고 국론을 분열하는 이런 대통령의 행동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묻고 싶다. 애당초 타당성이 없는 사업이라면 공약을 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는가? “경상도 주민 여러분, 내가 대통령이 되면 동남권에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신공항을 건설하겠습니다. 저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를 믿고 밀어 주십시오” 이렇게 거짓말을 했고 그런 거짓말에 넘어가 지역주민들은 그에게 표를 찍어 대통령 자리에 앉혀 주었다.

그리고 태연하게 세월을 보내다가 막상 사업을 할 때가 되자 서둘러 ‘타당성 분석’을 실시했다. 그리고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이렇게 말했다. “국민 여러분. 미안합니다. 타당성 분석을 해보니 제가 했던 공약은 백지화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공약을 했어도 국가에 손해가 나는 것이라면 공약도 폐기해야 애국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그리 알아 주십시오”

세상에 이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는가? 정치평론가 지만원 박사의 말에 따르면 정치꾼들의 실력과 능력으로는 이렇게 큰 국책사업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타당성 분석’ 능력이 없는 정치꾼들이 국책사업에 대한 공약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사기(詐欺)라는 것이 지만원 박사의 말이다.

수 많은 정치꾼들이 뉴타운 공약을 남발하여 전국적으로 719곳에 뉴타운 계획이 작성됐다. 그런데 그 80% 이상은 타당성이 부족하여 사업을 시작해 보지도 못하고 폐기됐다. 정치꾼들은 국책사업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다.

이런 정치꾼의 사기가 먹혀들게 된 것은 국민의 욕심도 한 몫을 했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억울해 하기 전에 자신의 욕심이 지나쳤음을 자책해야 한다. 천만원을 투자하면 일억을 번다는 말에 천만원을 날렸다고 했을 때 투자한 사람도 욕심이 과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만일 투자하기 전에 천만원으로 일억을 벌수 있는지의 ‘타당성 분석’을 했더라면 투자한 돈을 쉽게 날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사기를 친 사람을 나쁘다고 하기 전에 자신의 과한 욕심을 반성해야 한다. 경상도 사업에 전라도, 강원도, 제주도 사람들에게 세금을 내달라고 한 것이 잘못이다. 국민들이 대오 각성하여 지역이기주의 욕심을 거두어 들여야 한다. 욕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사기꾼이 접근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는 공항이 인천국제공항까지 모두 합하여 전국에 18개나 된다. 이중 3개 공항(예천, 울진, 김제)은 흔적만 남아 있고 폐쇄돼 있다. 김제공항은 정동영이 추진했다고 해서 정동영 공항이 했는데 사업비 1,500억원 중 496억원이 투입된 후 감사원 감사에 의해 폐기됐다.

정동영 혼자서 500억원을 날린 것이다. 예천공항은 유학성이 추진해 유학성 공항으로 불린다. 1989년 개항되어 2004년에 폐쇄했다. 건설비 386억원은 당시로서는 큰 돈이었으며 16년간에 걸쳐 또 다른 수백원의 누적 적자가 추가로 발생하여 결국 폐쇄됐다.

울진공항은 김대중의 청와대 비서실장인 김중권이 추진해서 김중권 공항으로 불렸지만 공정이 85%까지 진행되다가 감사원에 의해 중단되어 ‘비행훈련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당시 1,32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돈이 하늘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무안공항은 한화갑이 추진했기 때문에 한화갑 공항으로 불리면서 2007년부터 운항했지만 지금은 하루 이용객 274명으로 연 71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용률이 2.5%에 불과하지만 폐쇄를 하자니 그쪽 사람들이 난리를 피운다고 한다. 적자는 정부의 예산으로 충당되는 것이니 그냥 두라는 것이 그 지역 사람들의 주장이라고 한다.

지역이기주의로 정부 예산만 갉아 먹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한화갑은 부끄러움 없이 정치를 하고 있다. 감사원은 무엇을 하며 선거관리위원회는 무엇을 하는가? 앞으로 선관위는 선심성 공약을 못하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에게 선심성 공약의 문제점을 토로하고 사과를 했으면 다시는 선심성 공약이 나오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 아닌가. 말로 미안하다 가슴 아프다 하면 될 일이 아니지 않는가? 오늘의 이 교훈을 거울로 삼아 국민들은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의 기만술에 속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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