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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민주화 불꽃 확산시킨 인터넷망 위력

권우상(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지난해 12월 17일 ‘튀니지’의 한 소도시에서 대학을 졸업한 노점상 ‘무함마드 부아지지’가 단속반에 압수된 과일을 돌려 받지 못한 것에 항의해 분신(焚身)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사건이 아랍권 전체를 뒤흔드는 민주화 불꽃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화상 치료를 받던 그가 1월 4일 숨지자 ‘튀니지’ 국민들은 ‘벤알리’ 대통령에게 화살을 겨누었고 열 하루 뒤인 1월 15일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로 독재체제는 붕괴됐다.

이런 민주화 불꽃은 이집트로 옮겨 붙었고 30년간 독재정권을 이끌어 온 ‘오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독재도 막을 내렸다. 민주화는 또 다시 리비아 - 예맨 - 알제리 - 요르단 - 바레인 - 모로코 - 이란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십년 동안 철옹성으로 권력을 유지해 온 독재자에게 큰 시련이 닥친 것이다.

앞으로 이들 독재 권력이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알 수 없지만 뜨거운 민주화 열기가 차가운 독재를 소멸시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에서 촉발된 중동 아랍권 국가들의 민주화 열기의 도미노현상은 21세기형 시민혁명 앞에서는 20세기형 독재체제가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보여줬다. 그렇다면21세기형 시민혁명의 파워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인터넷과 트위트.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영향력이 아닌가 싶다.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과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 모두 인터넷망을 폐쇄했으나 정보 유통을 막는데 실패했다.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은 외부 세계에 대해 무지할 것만 알았던 독재 치하의 국민들이 세계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집트의 경우 문맹률이 40%에 달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독재정권 하에서 산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고 이제는 국민의 함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려 자장스럽다고 말 할 것이다.

특히 아랍권에는 강력한 반체제 세력과 두꺼운 중산층이 없기 때문에 국민의 힘이 결집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빗나갔다. 전 세계가 시위대와 실시간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만의 큰 힘으로 작용했다.

시위 상황을 TV, 인터넷, SNS을 통해 시시각각으로 전 세계로 전달됐고 여러나라 정부와 국민들이 독재체제에 항거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힘을 보탤 수 있었던 것도 ‘피폴파워’가 성공으로 진입하는데 일조를 했다.

20세기형 독재체제는 단순히 자국 내의 시위대와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민주화 세력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독재와 싸우는 시위대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했다는 점에서 세계인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쾌거다.

이번 중동의 민주화 열기에서 반미(反美), 반(反)이슬라엘 반(反)기독교의 구호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고 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하는 정권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동의 민주화 열기는 중국. 미얀마, 북한 등 다른 독재국가로 번질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북한 독재체제의 변혁은 우리에게는 가장 절실한 소망이다.

북한 정권은 독재 왕조 전제주의 체제의 부정적 측면을 완벽하게 갖춘 집단이다. 이런 집단에서 지옥과 같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서는 김정일 독재정권이 하루 빨리 민주화 열기에 녹아 소멸되는 것 뿐이다.

지금 리비아 사태를 보면 처음에는 카다피의 반격이 매우 견고하게 보였다. 그러나 갈수록 이런 견고한 독재의 힘도 모래성처럼 서서히 무너져 가는 듯한 모습이다. 아랍권에서 견고해 보이는 독재체제가 급속히 무너지는 것을 보면 북한 김정일 독재체제의 운명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북한에는 21세기형 혁명의 가장 큰 파워로 작용할 정보화와 글로벌화가 아랍국가들에 비해 매우 부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권의 주민 감시 기술은 고도로 발달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반정부 시위로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중국이라는 완충지대가 있다. 이런 환경이라면 아랍국가들의 민주화 열기처럼 쉽게 민중의 힘이 결집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보기술로 북한 정권의 취약 지대를 알려 주고 거기에 대한 전략을 제공하면 북한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정일 독재자 밑에서 노예와 같은 생활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를 구출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꼭 해야 할 의무이며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할 길이다.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에 이집트 민주화 소식을 알리는 대량의 삐라가 뿌려졌다고 한다. 삐라에는 이집트 사건을 구체적으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니 주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라’는 내용이 씌여져 있었다고 한다. 북한에도 민주화 열기가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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