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면 옛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를 연상하게 된다. 소련식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은 노동자, 사무원 등 대부분은 국가가 경영하는 공장을 다니고 국가에서 주는 월급과 식량 배급 등으로 산다. 그러나 옛 공산권 사회주의 국가들도 북한처럼 배급제를 절대적으로 실시하지 않았다.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돈만 있으면 상점에서 물건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었고 배급제가 없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돈은 국가 기업소에서만 벌 수 있었다. 그런데 북한은 국가 기업소에서 나오는 월급과 나라에서 주는 식량 배급으로 사는 사람은 권력층에 해당되는 극소수 뿐이다. 지금 북한에서 월급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평양에 사는 고위 간부나 군인들이 아니면 장사를 통해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사회주의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은 사실상 자본주의 국가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자본주의 시장 원리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 주민들의 생활을 국가가 감당하기 어려워 배급을 포기한 상태에서 나온 고육지책(苦肉之策)일 뿐이다.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의 유입이다. 자본주의 경제 유입은 곧바로 체제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특권과 권력을 보장해 줄 정치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 북한에서 사회주의는 완전히 붕괴됐지만 김정일 정권은 독재체제 유지 때문에 현대식 자본주의가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의 경제는 지금과 같은 독재체제로서는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북한처럼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는 공산당 독재라는 노선을 걷고 있지만 경제만은 개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국내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 사회주의라는 노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실상 자본주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을 비교해 보면 중국의 경제가 훨씬 좋다. 북한 보다 못살던 중국은 지금 북한을 앞질러 가고 있다. 여기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보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지도자들도 이 사실을 인정했고 중국 국내에서 자본주의 시장의 성장을 추진했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한 국가가 되었다. 현재 중국의 큰 사회 문제는 빈부의 격차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서민들의 생활수준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반대로 북한은 서민들의 생활수준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식량사정이 매우 나빠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군량미를 빼돌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초부터 보위사령부는 김정일의 지시를 받고 북한 전역의 군부대 식량 창고와 민방위 산하 2호 창고 및 무기고와 주요 건설장의 식량공급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결과 현지 군 간부들과 건설에 참가한 돌격대 간부들이 그 동안 물건이나 식량을 몰래 시장으로 빼돌리고 있는 현상이 심각했다고 한다. 각 군부대의 경우 원래 해마다 군량미를 햅쌀로 새로 채워졌는데 3년전부터는 북한 자체 햅쌀 공급은 끓긴 상태라고 한다. 대신 주요 건설장 역시 원래는 한 달에 한 번씩 협동농장에서 수매한 식량을 당국이 배급했지만 현재 국내 쌀 배급은 끊겼다고 한다. 하지만 식량을 직접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끊겼지만 그나마 해외에서 지원한 식량이 군부대와 주요 건설장으로 우선적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해외 지원 식량을 간부들이 빼돌린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의하면 2009년 11월 화폐교환을 계기로 이러한 간부들의 비리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식량만의 문제가 아니라 군부대 산하의 연유창고, 무기창고. 피복창고 등은 물론이고 건설장의 자재들도 간부들의 손에 의해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한다. 군부대 산하 군수창고의 경우 폭약, 도화선, 의약품, 전선, 연유 등이 모두 동이 났다고 할 정도로 군수품 빼돌리기가 심각하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북한은 20년 가까이 굶주림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에서 모택동의 문화혁명 10년을 중국인들은 치욕과 가장 큰 피해로 생각하며 두고 두고 통탄하고 있다. 그런데 60년 동안 북한식 문화대혁명을 겪으며 어렵게 살아온 북한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지금 북한 사람들은 악에 받쳐 있다고 한다. 그들은 독재정권의 반(反)인민적 통치와 잔인한 탄압에 기가 죽을대로 죽었다가 이제는 단발마적인 것이긴 하지만 악에 박쳐 독재정권에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집트 민주화 열기가 북한에서도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