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가 세계인들이 모여드는 대중적인 관광지라면 ‘죤스타인 백 컨트리’는 조용함을 즐기는 격조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시(Poet)의 고향이다. 그러나 이 보다 인상적으로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식당과 중고차 거래소다. 식당이나 술집에 가면 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할 때까지 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부모와 함께 고급식당에 들어온 아이들은 의자를 바짝 당기고 몸을 꼿꼿이 세우는 데서부터 소리를 내지 않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주의와 간섭을 받는다. 거리에 세워진 자동차의 유리 앞에는 차에 흉터를 남긴 사람이 써놓은 메모 쪽지가 남겨져 있으며 거리에서 차가 서로 부딪쳐도 웃으면서 보험에 관한 정보를 교환한다. 한국처럼 서로 얼굴에 핏대를 올리면서 다투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중고차를 사기 위해 매매시장에 들어서면 ‘For Sale"이라는 사인이 부착된 중고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주 깨끗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차도 300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 차를 판 사람은 ‘핑크 슬립’에 사인을 해주면 차를 산 사람은 손바닥 만한 핑크색 소유권을 받는다. 판 사람이 거기에 사인만 해주면 거래는 끝난다. 차를 산 사람이 자동차 등록소에 가서 ‘핑크 슬립’을 내밀면 그걸로 소유권 이전등기는 종결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자동차 매매 절차는 서류 때문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돈도 적지 않게 내야한다. 경제대국 13위의 나라에 걸맞지 않는 시스템을 그대로 붙들고 있는 것이다. 못사는 나라가 잘사는 나라를 따라 가려면 국민의 시간을 잘 사는 나라보다 더 절약시켜줘야 하고 거기에 드는 비용도 절감시켜야 한다. 미국의 자동차 세금은 가격에 따라 내야 한다. 300달러에 산 중고차라면 세금은 10달러 정도만 내면 된다. 미국에는 ‘블루 북(Blue book)이라는 책이 있는데 중고차 시세가 적혀 있는 손바닥 만한 크기의 책이다. 팔고 사는 사람들은 그 책을 참고로 하며 가격을 협상하고 자동차 등록소(DMV)는 매매가격에 따라 등록세를 결정한다. ‘블루 북’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싼 차에는 싼 세금을 부과하다 보니 비싼 새 차를 살려고 하지 않는다. 헌 차에 새로운 엔진을 장착하고 다니면 거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새 차든 헌 차든 관계없이 배기량에 따라 세금을 낸다. 그래서 차를 오래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오래 된 차에 높은 수리비를 지출하고 거기에 비싼 세금까지 내는 것은 비경제적이라는 생각이 차를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비오는 날 차를 혼자 몰다가 길가의 보도 블록에 스쳐 펑크가 났다고 하자. 처음 미국에 온 외국인 운전자는 매우 당황스러워 할 것이다. 그때 고급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던 40 - 50대 부부가 산보에 나섰다가 어쩔줄 몰라하는 운전자를 보자 팔을 걷어 붙이고 자기의 스페어 타이어를 꺼내 교환해 준다고 생각해 보자. 더구나 손에는 검은 기름이 묻고 고운 옷은 비에 흠뻑 젖었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들은 아무말 없이 손을 흔들며 유유히 떠나는 모습을 보라. 이것이 미국인의 모습이다. 미국의 힘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학 도서관에는 수 많은 책들이 쌓여 있다. 미국에 유학 온 학생들은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다. 하지만 필요한 간행물을 찾는 법을 몰라 당황하기도 한다. 이때 도서관 사서(司書)에게 애로 사항을 말하면 매우 친절하게 넓은 도서관을 데리고 다니면서 간행물을 찾는 법을 가르쳐 준다. 사람들이 많이 운집하는 공원이나 유원지에 가면 미국인들의 매너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어린 아이들도 매너와 배려가 잘잘 흐른다. 그토록 어른스러울 수가 없다. 평소 가정에서 부모들에게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것들이 1등 국민 미국의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어느 가정이나 자식들을 여러 명 키우고 있다. 그런데도 외국 아이들을 입양해 키운다. 미국과 일본에서 공부를 한 사람은 어딘지 모르게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미국이나 일본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에게는 미국의 학문이 스며 있었고 박정희 대통령에게는 세계를 지배하려 했던 일본의 배짱과 과학적 사고방식이 들어 있었다. 이 두 대통령의 덕택으로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가 풍족한 삶을 누리고 국제적으로 대우를 받는 나라로 바뀌었다. 요즘 중국이 돈 좀 번다고 미국의 우위에 설려고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100년이 가도 미국의 우아함과 신사도와 저력(底力)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것은 현실적인 접근이지 중국을 존경하는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