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사회단체와 인력이 지금의 100배로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무료 급식소에는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급식을 하는 데에도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 오웅진 신부가 운영하는 꽃동네는 자생력이 있는 곳이다.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노동력이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마을인 것이다. 그런데 김진홍 목사가 운영하는 두레마을이 있었다. 이 곳은 재산이 있고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 재산을 내놓고 공동으로 노동하고 살자는 집단 농장이었다. 재산이 없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만 모아다 놓은 꽃동네는 지금도 잘 꾸려 나가고 있다. 그런데 재산이 있고 A급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을 데려다 만든 김진홍 목사의 집단농장은 김진홍 복사가 사기죄로 고소 당하는 것을 끝으로 10여년 만에 붕괴됐다. 만일 김진홍 목사가 돈도 없고 가족도 없는 노숙자들만 데려다가 집단농장을 운영했다면 아마 성공했을 것이다. 여기에 복지정신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돈이 있는 사람에게나 돈이 없는 사람에게나 다 같이 돈을 퍼주는 것은 복지가 아니다. 그것은 정신과 육체를 병들게 하는 독약이다. 아프리카(수단)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죽을 때까지 봉사한 이태식 신부는 한국에서 성금을 걷어다가 아프리카에 뿌린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작은 성금을 가지고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자생력을 길러준 사람이다. 돈을 뿌려 주는 것을 복지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망한다. 돈을 뿌려 복지사업을 한 김진홍 목사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필두로 우리나라에서도 복지 포퓰리즘 논쟁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미래를 알려주는 좋은 본보기다. 일본은 모든 면에서 항상 우리를 앞서 갔고 발전의 롤모델로 삼아온 일본의 현재 모습을 보면 20년후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수 있다. 일본이 1994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로 진입했고 우리나라는 2018년쯤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그 8년 뒤에 65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것이 통계청의 추산이다. 그러니 저출산 고령화는 속도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 보다 배 이상 빨라 2050년이 되면 일본과 한국은 고령화 인구가 각각 37.8%, 34.2%로 세계에서 1, 2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일본의 예산은 92조 4,116억엔으로 책정 됐지만 경기침체로 세수는 절반도 안되는 40조 9,000억엔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국채를 발행해 메꾼다는 계획이다. 나라 빚은 내년에 1,000조엔(1경 3,50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잘 나가는 일본이 이처럼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1992년 거품 경제 붕괴 이후 20여년 동안 무모한 재정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장기 저성장 세수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이 급증했다. 여기에 지난 2009년 9월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자녀교육 수당 지급, 고교 무상화, 농가소득 지원에 이어 고속도로 통행증 무료와 같은 공짜정책을 무분별하게 쏟아 놓다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덫에 걸리고 말았다. 사회적으로도 일본은 고령화, 미혼 및 이혼 증가 등으로 단독 세대가 증가해 2030년에는 전체 가구의 40%까지 된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문제는 일본이 이처럼 실패한 전철을 한국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최근 내 놓은 ‘무상시리즈’와 ‘증세 없는 복지’가 그것이다.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을 더 내는 것 없이 혜택을 더 많이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는 이 보다 더 좋은 이슈가 없다. 그래서 한국의 민주당도 일본 민주당의 복지를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것이다. 2011년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다. 일본 민주당이 54년만에 자민당에서 정권을 빼앗아 온 것도 바로 ‘무상시리즈’ 덕이 크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나라 민주당은 일본 민주당의 복지정책을 벤치마킹 해 ‘무상 시리즈’를 들고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7년이면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는 상황에서 그에 따른 후폭풍은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그 후폭풍의 위력에 따라 아르헨티나처럼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복지로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꿈이 망상이 되고 희망이 절망이 되어서는 안된다. 복지국가는 누구나 복지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회이지만 그 기본정책과 틀은 자력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최하 빈곤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정책이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식이 바뀌고 바뀐 복지에 대한 생각대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국민 전체의 복지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