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예산은 의결하고 조례는 심의보류는 앞뒤 맞지 않고 명분도 없어... 전국 지자체 88%가 실시하는 무상급식, 구미시의회는 구미시민의 자녀들이 타시도와 차별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민감 사안만 있으면 정회하여 비공식 논의로 결정하는 비민주적 방식도 개선해야... 구미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20일 조례안 심의에서 무상급식이 포함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 심의를 보류했다. 공식적으로는 2명의 반대토론과 2명의 찬성토론이 있은 후 갑자기 정회를 하였고 이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심의보류를 선언했다. 그런데 같은 상임위가 같은 회기에서 무상급식이 포함된 학교 급식비지원예산은 삭감 없이 그대로 심의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구미시의회의 갈지자 행보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무상급식문제는 금년 내내 사회적 이슈였고, 금년 지방선거에서도 최대의 쟁점이었다. 구미시에서도 지방선거 공약사항이기도 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구미시의회에서 간담회도 가졌고, 시민단체에서 토론회도 주최했다. 많은 논의와 과정 끝에 구미시가 경북도내의 어려운 정치적 여건 속에서도 타 지자체에 앞서 초등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면 무상급식안을 마련해 예산을 수립하게 되었다. 그런데 2011년 예산심의까지 통과된 무상급식 추진이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 제동이 걸렸다. 같은 상임위가 같은 회기에서 무상급식 예산은 반대의견 없이 통과시키고 무상급식 실시의 근거인 조례안의 개정은 보류한 것이다. 물론 조례가 선행되고 난 다음 예산이 수립이 되는 것이 순서이겠지만, 이미 문제없이 예산의 심의를 마쳤다면 차후에 문제가 있어 다시 개정하더라도 심의한 예산의 시행을 위해 조례안을 의결해 주는 것이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또한 의회 진행방식에서도 논쟁사항이 있을 때마다 정회를 하고, 비공식적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관행도 개선되어야 한다. 이미 사회적 논란을 통해 충분히 고려할 기회를 가졌고, 입법예고기간도 거친 사항에 대해 마치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처럼 심의를 보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충분히 찬반토론을 가지고 표결을 통해 처리했어도 충분한 사안이다. 그리고 예산이 부족하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구미시의회도 잘 알다시피 내년도 무상급식에 필요한 추가예산 20억은 이번에 시의회가 불필요한 예산으로 삭감한 121억여원의 1/6에 지나지 않는다. 또 부자들을 위한 감세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부자의 자녀들에게 무상급식은 할 수 없다는 논리도 더 이상의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 중에서 203곳(88.6%)이 2011년부터 초/중/고 중 단계별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이 중 9개 지차체는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을, 14개 지자체는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33개 지자체는 초등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 됐다. 게다가 무상급식을 반대하던 경기도에서도 사실상 무상급식을 수용한 상황이다. 만일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무상급식을 실시하는데도 반대토론만 하고 있을 것인가? 오히려 구미시민의 자녀들이 타 지역의 아이들보다 차등적 복지를 제공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구미시의회의 책무가 아닐까? 사회적 약자이고, 정서적으로 민감한 아동청소년들에게 보편적 복지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중요한 책임이다. 그래야 이들이 성장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주 센테니얼고교의 경우, 2009년 한 해 동안 무료로 아침식사를 학교에서 제공받은 학생이 하루 평균 100명이 안 되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하루 평균 210명으로 갑절을 넘어 아침을 못 먹고 등교하는 학생이 늘어나자 센테니얼고교는 즉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침 무료급식에 들어가고 주정부가 이를 모든 학교가 함께 하도록 정책지원에 나섰다고 한다. 의회에서도 일선 학교의 아침 무료급식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아동 영양 관련법’(Child Nutrition Act)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구미시의회가 이와 같이 지역사회의 모든 아동청소년들에게 보편적인 복지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하며, 조속히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재심의 하여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2010년 12월 21일 구미풀뿌리희망연대 공동대표 : 이종찬 이봉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