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빨래는 반지하방에 사는 스물일곱 살의 서점 직원 서나영이 이웃집 몽골 이주 노동자 솔롱고를 만나 만들어가는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달동네 셋방살이 인생들의 애환을 다룬다. 한국사회에서 주눅든 채 살아가는 이주 노동자들, 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달동네의 고단한 삶. 이미 TV와 연극에서 수십번도 넘게 다루어졌을 소재이지만, 뮤지컬 빨래에서는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기다려요”라며 정감어린 희망찬 시선으로 담아낸다. 뮤지컬 전체에 흐르는 주옥같은 음악과 노래들이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극 초반 ‘서울살이 몇해인가요’에서는 고단한 서울살이에 눈시울을 적시다가 빨래를 들으며 관객들은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깨끗하게 세탁된 빨래를 보는 것만큼이나 기분이 좋아진다. 대형라이센스 뮤지컬들 속에서 빨래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에서 벌어지는 서민적인 소재로 관객들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간다. 때로는 즐겁고, 혹은 외롭고, 힘겹지만 때론 복장이 터져라 웃기도 한 우리의 삶이 극속에 녹아들어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할 것이다. 공연문의 054-541-3040(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20,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