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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ㆍ예술

권우상 1분 희곡 = 못살겠다 없애야제

 

 

 

 - 권우상 1분 희곡 -

 

                                        못살겠다 없애야제

(

 

                                                    나오는 사람

 

양노인 = 진주시 유수리 정동마을 노인 전직 이장

최노인 = 양노인 친구. 정동마을 노인

운전자 = 담프트럭 운전자 35살 가량

 

소재 = 진주 경유 사천시 곤명으로 운행하는 대형 덤프트럭 과속, 난폭운전 사건.

 

무대장치 = 무대 좌우에는 우거진 나무숲이 있는데 무대 좌우 숲 도로변에는 낮은 전신주가 하나가 약간 기울어져 있다. 무대 우수는 숲이 적게 보이고 도로와 인접한 지면에는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바위돌이 놓여 있다. 무대 중앙은 진주시 내동면 상촌마을앞 2차선 도로가 차지하고 있다.  관객석에서 보면 무대 우수에서 중앙을 지나 우수로 돌아가는 커브길이다. 과속하는 담프 트럭의 요란한 소음이 가깝게 들이기를 반복하면서 막이 열리면 바위돌에 앉아 있는 양노인과 최노인이 이야기 중이다.

양노인은 오른손에 사냥용 엽총을 땅에 세워 쥐고 있다.

 

최노인 = 근데 형님! 오늘 꼭 일을 저지럴 참이오?

양노인 = 내가 장난 할라꼬 여기 왔것나.. 이런 꼴은 없어야 살지.. 그냥은 못살아 어디 하루 이틀이야 말이지..옛날 자유당시대엔 정치인이 썩어 못살겠다 갈아보자고 했는데 지금은 담프 때문에 못살겠다 없애야제가 됐구만..

최노인 = 오늘은 담프트럭이 자주 안오네요..

양노인 = 시간이 돼야 오지..사천 석산에서 채취한 굵은 골재를 가공해설랑 트럭 에다 실고 여기까지 오자믄 한참 걸릴테지..옛말에 마른 명태하고 못된 인간은 뚜드려야 부드러워 진다고 했는데 아마 담프트럭 운전놈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구만..마른 명태처럼 때리 패고 싶어 내가 오늘 작정 하고 나온 거야..

최노인 = 형님 마음은 압니다. 골재운반 덤프트럭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무리하 게 우리 마을을 추월하고 난폭운전을 해설랑 우리 마을주민들과 소형차 운전자들에게 위험을 가해도 단속하지 않으니 형님 생각대로 하이소..

양노인 = 실탄 일곱발이믄 연발로 나가니까 죽을거야 동생은 내 하는 일이 겁이 나 믄 여게 있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게나..

최노인 = 형님과 같이 있다가 무신 일이 있으믄 형님을 도울끼요..

양노인 = 과속 운전뿐 아니라 골재운반차량의 적재물 상태가 불량해 토사가 도로에

떨어지고 분진으로 공해가 심하니 이래선 사람이 살수가 없제..

최노인 = 단속하는 경찰은 뭐하고 있는 건지..

양노인 = 요즘 경찰이야 겁내는 놈도 없구..경찰 알기를 우습게 알제..

최노인 = (걱정이 되듯) 형님! 진짜로 할 겁니껴?

양노인 = 그렇다니께. 겁이 많으면 왜 날 따라 왔노..마을로 돌아가라니께..

최노인 = 나 혼자 우째 가겠소.. 돌아 갈라믄 형님도 가야제..

양노인 = 이대로는 못가..못살겠으니 반드시 없애야제..내가 젊을 때 사냥하던 솜씨를 이럴 때 한번 본떼를 보여야제..죽으면 언제 써먹겠나.(엽총을 들 고 건너편 전신주를 향해 조준해 보고 노리쇠를 당겨 실탄을 장진한다.

최노인 = (불안한 듯) 형님! 지금도 엽총소지 허가증 갖고 있소?

양노인 = 갖고 있지.. 엽총소지 허가증 있으니께 총을 잡을 수 있잖나.

이때 멀리서 담프트럭이 달려오는 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린다.

양노인 = 음..이제 오는구만...(총을 들고 일어선다. 긴장된 표정)

최노인 = (불안하여 총대를 덥석 잡는다) 형님! 진짜 총을 쏠 겁니까?

양노인 = 우리 마을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편히 살수 있다면 나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제..(총대를 잡은 최노인 손을 뿌리친다. 담프 트럭소리 점점 가 깝게 들린다. 양노인 담프트럭 소리가 들리는 무대 좌수를 응시한다. 무 언가 곧 일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

최노인 = 형님! 진짜 쏠 생각이오?

양노인 = 진짜라니까..쏠라고 총을 가져온 거 아이가..장난치는기 아이데이..

최노인 = 진짜 담프트럭 운전수를 죽일 생각이오? 아니믄...

양노인 = 아니믄 담프트럭을 작살 낼 생각이지만 (노리쇠를 당겨 장착된 실탄을 확 인한다) 상황을 봐가믄서 행동할끼다..(담프트럭 소리 점점 가깝게 들린 다)

양노인 = 으음..인자 오는구만..(담프트럭 소리가 나는 무대 우수를 향해 총을 겨눈

다. 긴장된 분위기)

최노인 = (갑자기 총대를 잡는다) 형님! 안돼..참으시오..쏘지 말고..

양노인 = 참고 있을 상황이 아이다.. 비켜라..(총대로 최노인을 밀어낸다)

순간 탕탕탕! 총소리가 난다. 잠시 무대는 조용해지고 F.O되었다가 다시 F.I되면 바위돌에 앉아 있는 양노인. 최노인 앞에 담프트럭 운전자가 죄 인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양노인 오른손에 엽총이 쥐어져 있다.

양노인 = 너를 죽일려고 했는데..우째 살아 있는지 알것나?

운전자 = (머리를 숙이고) 어르신! 제가 잘못했습니다.

양노인 = 총을 운전석에 쏘았으면 넌 죽었데이.. 다행이 조수석을 쏘아 넌 살았어..

두발은 조수석에.. 두발을 앞 타이어에 맞았지.. 총알은 아직 남았으니 너 죽고 나도 죽을 기다..결론만 말하자...나와 너 누가 잘못했나? 오늘 일 내가 잘못했으면 내가 죽을 것이고 니가 잘못했으면 니가 죽어야제. 둘이 죽을 총알은 아직 남아 있데이..

운전자 = 얼마나 고통이 많았으면 어르신께서 날 죽일려고 총을 들고 나왔겠습니 까?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르신 말씀을 듣고 보니 담프트럭 때문에 마을 주민들에게 고통을 준것 정말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이제 담프트럭은 안 할 겁니다

양노인 = 와?.. 갑자기 그만 두면 뭘 할끼고?

운전자 = 산사람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습니까..솔직히 말씀드리면 담프트럭은 탕띠 기로 돈을 받습니다...진주를 거쳐 사천 곤명으로 가서 왕복하는데 한탕 에 3만원입니다. 과속 안하면 4탕 밖에 못띠는데 하루 12만원이면 한달 에 360만원에 기름값 120만원 제하면 240만원 갖고 네식구가 한 달을 어찌 살겠습니까..(눈물이 고인다)..게다가 고장나면 수리도 해야 하고..

양노인 = 으음.. 그런 사정이 있었구만..

운전자 = 경찰 단속에 걸리면 돈을 줘서 봐 달라고 합니다. 그러니 경찰이 단속한 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담프트럭 운전자에게는 매일 그렇게 하는 것도 고통입니다..그건 제 사정이라치고..어찌됐던 소음과 먼지로 마을주 민들에게 피해를 입해서 죄송합니다. 어르신을 대표해서 마을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어르신!...용서하십시오..전 오늘부터 담프트럭 몰 고 마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총 맞은 담프트럭 수리 비용도 들고 하니 이 참에 폐차로 처분할 겁니다..

양노인 = 으음. 이번 일로 그렇게 됐구만..참으로 안타깝네..난 여기까진 생각 못 했네...

최노인 = 듣고 보니 착하구만..이런 모습을 볼라꼬 내가 따라 왔제..하하하..

담프트럭 운전자 일어나 양.최 두 노인에게 큰절을 넙죽 올리는데 서서히 무대 암전되면서 ‘이것이 인생이다’란 노래가 애잔하게 흐른다. (막 내림)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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