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강연회에서 문태준 시인은 신라시대 최치원과 조선시대 이황의 봄을 노래하는 시들을 낭독하는 것을 시작으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문태준 시인은 詩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며 詩는 하나의 반짝이는, 움트는 씨앗을 가진 생각이기 때문에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 현대시 100년의 역사에서 우리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는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종삼의 <묵화>,<장편2>,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삶의 맛>, 박라연의 <안경이 없어서>등의 시들을 소개하고 자신의 작품인 <가재미>와 최근작 <아침>등 주옥같은 아름다운 시를 통해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 어떻게 창작해야하는지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김천 봉산면이 고향이고 성의중, 김천고 출신인 문태준 시인은 김천과 관련된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지속적으로 교유하는 김천출신 문인인 소설가 김연수와 김중혁씨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김천이 품은 자연환경으로 김천의 문학적 토양이 점차 풍성해지고 있으며, 문화적 상상력이 커가는 도시인 김천에서 더 많은 훌륭한 문인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강연회를 마쳤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강연회에 이은 사인회 시간에는 쉬우면서도 감동이 있는 시, 아름답고도 애절한 서정성 짙은 시가 가득 담긴 그의 시집에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평소 그의 작품과 문학세계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많은 열렬 팬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볼 수 있었다. 다음은 문태준 시인의 최근작 <<아침>>이다. 아 침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 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 번 또 한 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 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