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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내 공무원, 구제역과 전쟁 40여일째, 악전고투

동료직원 순직 슬픔 간직한 채…방제활동 등 묵묵히 수행

▷ 혹한기속 연인원 11만명, 휴일·주야 현장에서 구슬땀!
▷ 제설작업, 농작물 피해복구 등 2·3중 고통 본연의 업무수행까지


올 들어 가장 추운 1. 10일(월), 구제역 발생 40여일째를 맞이한 경북도내 2만 3천여명의 공무원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고 춥게만 느껴진다.

지난 주 연일 계속된 구제역 방역과 제설작업을 수행중이던 고령군 공무원 곽석순(46세, 여)씨가 쓰러져 현재 의식불명 상태속에 있고, 군위군청 방역책임자인 김운찬 농정과장(남 54세)이 피로누적으로 쓰러지는 등 각종 언론을 통해 구제역 방역작업으로 인한 동료 공무원들의 사고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구제역 방역작업 중 2명의 동료 공무원을 잃은 슬픔을 뒤로 하고, 고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휴일없이 구제역 방역 활동에 임하던 직원들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현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신년의 희망을 품고 한 해를 설계해 나가야 할 시기인 1월초 경북도내 공무원들의 가슴엔 오직 "구제역 종식"이라는 다섯 글자만 각인되어 있는 듯하다.

지난 11월 구제역 첫발생 이후 도청은 물론 23개 시·군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전쟁을 치루고 있다. 도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이후 지금까지 현장에 투입된 도내 공무원은 무려 11만여명(연인원)에 이른다. 일일 평균 2,700명이다.

유달리 춥고 눈이 많이 내렸고, 이동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연말연시라는 악조건속에서도 이들은 살처분 매몰과 이동통제초소 근무, 예방접종, 차량 및 인력통제 등 현장에 투입되어 구제역과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업친데 덮친다 했던가! 폭설이라는 악재가 발생, 제설작업과 농작물 피해복구 작업까지 동원된 상태다. 파김치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이다.

하지만 머뭇거리고 휴식을 취할 여유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구제역 조기종식을 통해 지역 축산업을 하루 빨리 재건시키고, 민생을 안정시켜야 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타까운 소식도 많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고통과 웃음을 나누었던 동료를 갑작스레 보내야 했고, 자신보다 귀중했던 뱃속의 태아를 잃는 슬픔까지도 감수해야 했다.

크고 작은 부상자도 속출했다. 매몰지에 추락, 부상을 당하는 등 방역현장의 사고가 잇따랐다. 매몰작업에 작업에 참여한 일부 공무원들은 구제역 트라우마 (충격적인 경험 후 오는 정신적 휴유증)를 호소하기도 했다.

영양군 공무원 심재길씨(농업9급)는 결혼식 치른 후 신혼여행도 가지 않고 구제역 방제업무에 임하였고, 봉화군의 한 공무원은 모친제사를 매몰처리현장의 마을회관에서 간략하게 치르는 등 많은 사연들이 주위 공무원들을 안타깝게 했다.

때론 구제역 발생에 따른 외부의 따끔한 질책에 공무원으로서 자괴감속에 빠지기도 했지만, 추위를 녹이라며 땔감을 가져다 주고, 고생한다며 오뎅국물을 챙겨주고, 자발적인 방역지원대를 만들어 함께 고통을 나누어주는 도민들의 적지만 따스한 손길에 지금 이순간도 그들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다.

방역대책본부장으로서 구제역 상황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김관용 지사 또한 도내 공무원들의 힘겨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공무원 뿐 만 아니라 도민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구제역 종식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 부울 수 밖에 없는 준전시상태임을 잊지말고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심정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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