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은 왜 존재하는가. 권력을 감시하고, 공공의 이익을 지키며, 시민의 알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다. 이 원칙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흔들릴 수 없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일본에서는 언론의 집요한 검증과 보도가 결국 총리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든 대표적 사례가 있다. 2007년 아베 신조 1차 내각 당시, 정치자금 스캔들과 각료들의 잇따른 부적절한 행위가 언론을 통해 연속적으로 폭로됐다. 특히 연금 기록 누락 문제와 정치자금 의혹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언론은 이를 끈질기게 추적·보도했다. 그 결과 지지율은 급락했고, 결국 총리는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임에 이르렀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정치 공방이 아니라, 언론의 감시와 국민 여론이 결합해 권력에 책임을 묻는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를 보여준 사례였다.
그런데 최근 구미 지역에서 한 시장 후보가 “지역 언론은 필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감정적 표현을 넘어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인식이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은 중앙 언론이 담아내지 못하는 삶의 현장을 기록한다. 골목의 변화, 지역 경제의 흐름, 행정의 세밀한 문제들까지 지역 언론은 주민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
특히 지방 권력에 대한 감시는 오히려 지역 언론이 아니면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가까이 있기 때문에 더 집요하게,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언론을 향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비판을 불편해하는 권력의 본능인가, 아니면 감시받지 않겠다는 선언인가. 어느 쪽이든 공직을 맡겠다는 사람의 자세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물론 언론이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다. 오보도 있고, 편향 논란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해결책은 ‘언론의 부정’이 아니라 ‘더 나은 언론’이다. 비판과 견제를 통해 언론 역시 스스로를 바로잡아 나간다. 언론이 사라진 자리는 침묵이 아니라 왜곡과 독점이 채운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역사 속에서 수없이 확인해왔다.
지역 정치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이 살아 있어야 한다.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권력의 빈틈을 드러내며,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존재, 그것이 바로 지역 언론이다.
권력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언론을 없애려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두려워해야 한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곧 책임감으로 이어져야 한다. 감시받는 권력만이 정당성을 갖는다.
다가오는 6.3 선거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구미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시민의 눈과 귀를 스스로 지우려는 선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더 투명하고 책임 있는 권력을 세울 것인지?
그 답은 오직 구미시민의 판단에 달려 있다.
부디, 우리의 미래를 위해 가장 현명하고 책임 있는 선택을 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