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는 시민의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권한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며, 그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이는 어느 시대, 어느 도시에서나 변함없는 원칙이다.
최근 구미시정을 둘러싸고 여러 현안과 논란이 지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연 대관 취소 문제, 상생 협약 무산, 일부 공사 및 행정절차에 대한 의문, 일감의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 축제 예산 과다 편성의 적정성 논란 등 다양한 사안이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여부는 감사와 사법적 판단을 통해 명확히 가려질 사안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더 중요한 것은 행정 전반에 대한 시민의 신뢰다.
행정 책임자는 정책의 성과뿐 아니라 비판을 대하는 태도로도 평가받는다. 비판적 보도에 대한 대응 방식, 언론과의 관계 설정, 소통 창구의 운영 여부는 행정의 품격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비판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비판은 행정을 흔들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바로 세우기 위한 장치다. 이를 포용하고 충분히 설명하는 자세가 곧 책임 있는 행정의 모습이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명예 또한 잠시 머무는 것이다. 결국 시민의 기억에 남는 것은 재임 기간의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얼마나 겸허하게 책임을 다했는가 하는 점이다.
실수는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인정과 개선이다. 시민이 제기하는 우려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충분히 설명하며, 필요하다면 바로잡는 용기가 지도자의 자산이다.
구미는 산업과 교육, 그리고 역사적 자부심을 함께 지닌 도시다. 오늘의 행정은 특정 개인의 것이 아니라 41만 시민 모두의 것이다. 정책의 성과는 함께 나누되, 책임 또한 함께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구미시정에 요구되는 것은 방어가 아니라 소통이며, 대립이 아니라 신뢰 회복이다. 시민은 과도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성실한 설명과 책임 있는 태도를 기대할 뿐이다.
행정은 결국 사람의 일이다. 시민을 향한 존중과 겸허함이 지속될 때, 서로는 협력자가 되고 도시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