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삼국시대 재미있는 짧은 야화 (8)
글 : 권우상
임진왜란이 일어나 백성들은 하루 하루 불안하게 살아야만 했다. 이때 고을 사또가 기자헌(奇自獻)에 피난하여 어렵게 방 하나를 얻어 부인과 첩 등 세 사람이 함께 지내고 있었다. 사또와 절친한 오성 이항복 대감이 그 좁은 방에서 세 사람이 생활하는 것을 보고는 이 세 사람의 잠자리를 상상하여 시(詩)를 한수 지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2월 좋은 시절에 한 아내와 첩이 한방에서 초라하게 사는구나! 비취 비단 이불속엔 여섯 개의 다리가 가지런히 뻗었다. 웃으며 벌린 이 세 개의 입(口)이 하나로 겹치면 ‘品’자가 되고 옆으로 나란히 누워 잠잘 땐 그 모습이 마치 냇물 ‘川’자가 되는구나 동편으로 몸을 돌려 사랑놀이를 막 끝내고 나니 서쪽에 누운 여인 팔 뻗어 나한테도 해달고 하면서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