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 연재소설 - 나를 살려준 남자 스물 네 번째회 <24>
나를 살려준 남자
“아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아직 모르고 있었군요.”
“난 몰랐는걸....”
“혹시 기억 나세요. 그 가정교사를?”
“글쎄.. 사람을 보면 알른지 모르겠는데... 혹시 이름을 알아요?”
“김문석이예요.”
“김문석? 가만 있자.. 김문석이라.....”
순간 황선엽은 두 달전 ‘왕십리 1번지’ 스카이라운지에서 강민숙이가 동생이라고 소개하던 그 남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뇌리에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 강민숙과 나눈 대화가 생각났다.
‘저 남자는 누구냐?’
‘내 동생이야’
‘이것아! 없다던 동생이 어디서 나왔니?.’
‘맺은 동생이야’
“혹시 그때 나한데 맺은 동생이라고 하던 사람이 가정교사로 들어온 게 아닌지 모르겠구만 ....”
하는 황선엽의 말에 박희정은
“의남매로 맺은 동생이라고 하던가요?”
“글쎄, 그때 그 남자인지는 모르지만 그때 그 남자라면 맺은 동생이라 하던데....”
박희정은 남선용에게
“죄송합니만 자리를 좀 비켜주시면 좋겠어요.”
하자 남선용은 건너편 떨어진 자리로 옮겨 앉았다. 박희정은 가방에서 사진을 꺼내어 황선엽 눈앞에 내밀었다.
“아니 이게 뭐야?”
발가벗은 여자가 누워서 남자와 서로 부둥껴안고 섹스를 하는 모습을 본 황선엽은 눈을 휘둥거렸다. 박희정은
“이 사진 말예요. 가정교사로 들어온 남자와 섹스를 하는 장면이예요.”
“그런데 이 사진은 어디서 나왔어요? 여자는 분명히 강민숙이가 맞는데... 남자는 얼굴을 숙이고 있으니 누군지 모르겠고.....”
박희정은 거품처럼 바글바글 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말했다.
“몰카를 강민희 침실에다 몰래 설치해 두었던 거죠.”
“물카?”
“몰래 카메라죠.”
“원 세상에 이럴 수가.....”
황선엽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박희정은 사진을 받아서 도로 가방에 집어 넣으면서 말했다.
"이 사실은 누구한테도 공개하면 안돼요. 혼자만 알고 계세요. 꼭 비밀을 지켜주셔야 해요.”
“그럴게요. 한 달에 백만원씩 돈을 주고 가정교사를 집으로 불러 드리고는 이런 짓을 할려고 그랬구만....”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은 모른척 하고 덮어 두어야 해요. 지금 강민희가 알면 안되요. 거물망을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예요. 좀더 깊이 거물망 안으로 들어 오도록 가만히 둬야 해요. 꼭 모르는 척 하세요 황여사님은....”
“나는 모른척 하고 있을게요. 박기자에게 솔직히 말하지만 아까 내 옆에 앉았던 사람과는 애인 사이예요. 전직 경찰서 형사라는 경력 때문에 수사기관에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박기자도 수사기관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때로는 도움이 될 거예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데 연락해요. 수사기관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예 그러죠.”
박희정과 황선엽은 다방을 나와 서로 헤어졌다. 헤어지면서 박희정 은 황선엽이 보통 여자가 아니구나 싶었다. 무슨 이유로 남편 있는 황선엽이 전직 경찰관과 연인 관계를 맺었는지 그리고 수사기관에 친분 있는 경찰관을 두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수사기관에 아는 사람이 많으면 도움이 된다는 말에 대해서도 박희정은 궁금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