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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암살자들’ 영화/드라마 역사왜곡 무엇이 문제인가?

 

 

칼럼

 

          암살자들’  영화/드라마 역사왜곡 무엇이 문제인가?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 논란에 빠지자 제작진 측은 “정치적 목적은 없다”고 하면서 제작진은 그러한 의견을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묻겠다. 그렇게 말하는 당신들의 자녀 어린 아들과 딸이 서로 사랑하다가 성인이 되자 결혼을 한다는 시놉시스의 영화가 있다고 하면 그때도 작품의 창작산물로 봐 달라고 하겠는가? 영화, 드라마, 연극, 소설 등 모든 작품이 창작물이라고 무엇이든지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은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하는 천민적인 발상이다. 역사 왜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bs 역사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경우 출항하자 마자 암초에 부딪치면서 방영이 폐지된 적이 있었다.

 

문제가 된 핵심은 이렇다. ㅇ중국 역사 드라마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등장 인물의 검(劍)과 의상 및 머리 스타일이다. ㅇ퓨전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맞지 않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음식들 즉 중국 월병, 오리알이나 달걀을 삭힌 피단(송화단) 그리고 중국 술이 나온다. ㅇ조선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조선 왕실에서 중국의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는 것은 드라마라고 해도 너무 엉터리다. 이런 것만 봐도 마치 중국에서 제작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오늘날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비전과 철학이 없고, 폭력이나 희희낙락하는 흥미물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다. 영화, 드라마, 소설 등 그것이 비록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창작된 픽션이라고 하지만 대중들에게 적지 않는 영향(파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폭력성과 오락성이 매우 강하다. 한국 드라마는 곳곳에서 논란이 된바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헤이나래’가 개그우먼 박나래의 수위 높은 발언과 행위로 논란이 되자 폐지를 결정, MBC TV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도 주인공의 노출 장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헤이나래’(2회)에서 박나래가 장난감을 체험하며 인형의 신체를 잡아당겨 성적인 묘사를 하고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 성희롱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고, 박나래는 “미숙한 대처 능력으로 많은 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렸다”며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는 것이다. 또 MBC TV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드라마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실력을 갖춘 노련한 베트랑 작가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 이런 걸 한번 생각해 보자. 재판하는 과정에서 범죄사실이 기록된 서류를 들고 검사가 “이 서류를 보십시요. 이 서류를 봐도 범죄 사실이 입증되지 않습니까?” 한다면 아마도 법조인들에게는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검사나 판사들은 범죄 기록을 ‘서류’라고 하지 않고 ‘기록’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 또는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과 사회 경험이 있어야 한다. 영화, 드라마, 소설의 역사 왜곡은 고증 오류나 문화 표현의 부적절함, 실존 인물과 사건을 허구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진실과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21세기 대군부인의 동북공정 논란, ‘기황후’의 고려사 왜곡 비판이 있었는데, 이는 문화 정체성 논쟁과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로 지적된 적이 있었다. 단순히 기록과 조금 다르거나 극적 재미를 위해 순서를 바꿨다고 해서 곧바로 왜곡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허구 설정을 사실처럼 제시하거나, 충분한 근거 없이 새로운 배후를 확정하고, 한국 고유 문화의 기원을 다른 문화권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표현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기황후’는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도 상당 부분 허구가 섞였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특히 고려사와 인물의 행적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제작진이 허구라고 설명한 대응 역시 시청자들의 비판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만일 내용이 역사와 동일하면 그것은 역사이지 작품이 아니다. 역사물은 쓰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일본 고대의 나라(奈良)시대 호족들의 권력 쟁탈과 반란을 소재한 역사소설을 쓰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했고 일본 역사도 오랫동안 연구했다. 일본어를 모르면 일본 역사와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볼세비키 혁명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쓸려고 러시아를 공부하면서 문법이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 그런데 요즘 역사물을 쓰는 젊은 작가들은 외국어의 역사와 언어를 공부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30년 동안 역사소설만 쓰고 있지만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역사물은 쓸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역사물은 역사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무나 쓸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소설이든 드라마이든 영화이든 역사물은 그 시대의 역사를 배경으로 깔고 역사에 기록된 것을 문물과 언어를 바탕으로 역사기록에 없는 사건을 가능성에 무개를 두고 새롭게 창작하는 것이다. 창작한다고 해서 터무니 없이 역사를 훼손해서는 안되고 역사에 누락될 가능성 있는 사건들을 찾아내듯이 창작에 임해야 한다. 한때 대하소설 ‘태백산맥’도 한 사회단체로부터 역사 왜곡이란 비난을 받은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그 내용이 다른 나라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기록에 없는 지나친 허무맹랑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비록 드라마나 소설이 픽션이지만 역사물의 경우 시청자나 독자는 논픽션(사실)으로 받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역사물은 단순한 작가의 상상력에서가 아니라 정확한 고증이나 기록에 의존해야 역사 왜곡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게 된다. 따라서 영화이든 드라마이든 소설이든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으면 영화나 드라마 대본을 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 비판이 된 영화 ‘암살자(들)’도 시나리오를 집필한 작가와 제작 스태프들의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이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데서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엇이든지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자유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중공의 세계 공산화 전략에는 대중예술을 통한 사상침투도 들어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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